2001-02-19 17:15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 한.EU(유럽연합)간 조선분쟁이 장관급 회담에서도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한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15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방한중인 EU의 파스칼라미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회담을 갖고 쌍방간 조선분쟁에 대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조선분쟁 조기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실무협상을 계속하자는 원칙에 합의했지만 협상의 최대걸림돌인 EU측의 `원가분석' 요구를 둘러싸고는 입장차를 줄이는데 결국 실패했다.
라미 집행위원은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량 증가가 정부의 특혜금융지원에 힘입은 저가수주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 정상적인 선가 산정을 위해 `원가분석'이 필요하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신 장관은 "`원가분석' 요구는 국제관행상 유례가 없는 일로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한국 조선업계의 경쟁력 향상은 생산성 제고와 자재비 하락, 외환위기에 따른 환율하락에 힘입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미 집행위원은 신 장관의 `원가분석' 철회요구에 대해 "한국측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선에서 뚜렷한 입장표명을 유보했고 "EU는 조선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로 끌고 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 한국이 선가인상을 위해 노력해주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회담 참석자는 전했다.
이에 신 장관은 "세계 조선선가를 인상시키는 문제에 관해서는 한국도 이의가없다"며 "다만 EU측이 `원가분석' 이외에 다른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라미 집행위원은 "앞으로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해나가자"고만 언급한 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원가분석' 요구를 둘러싼 입장차이를 결국 좁히지 못했지만 앞으로 양국간 실무협의와 함께 양국 장관간 전화 등을 통한 수시협의를 계속 해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산자부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신 장관은 회담 말미에 "EU측 조선업계 대표가 한국 조선소를 방문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를 적극 주선하겠다"고 제의했으며 라미 집행위원도 "EU업계에 한국측 제안을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산자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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