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들어 중동항로는 여름 휴가철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8월 중순까지 약세 시황이 지속되면서 예년보다 부진한 소석률(화물적재율)을 기록했다는 게 선사들의 중론이다. 운임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8월9일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중동 두바이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83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773달러와 비교해 100달러 가까이 하락했지만 1년 전 300달러대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부과 중인 전쟁위험할증료(WRS)는 성공적으로 화주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TEU당 52달러의 WRS를 부과하고 있다. CMA CGM과 APL은 36달러, 하파크로이트는 42달러, 코스코와 OOCL은 50달러, 에미레이트쉬핑은 52달러, 고려해운은 54달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는 55달러를 각각 도입 중이다. 부과 지역은 바레인 이라크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인 것으로 파악됐다.
선사들은 여름 휴가가 끝나는 8월 말부터 우리나라에서 중동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수송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이달 말에 예정된 2만TEU급 컨테이너선의 임시결항으로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션얼라이언스(OA)의 중국 노선 ‘MEA5’에 투입 중인 2만TEU급 선박은 결항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MEA5엔 2만TEU급 4척과 1만4000TEU급 4척 등 총 7척이 배선 중이다. 선사 관계자는 “2만TEU급 선박이 빠지면서 당분간은 시황이 좋아져 운임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 선사 에미레이트쉬핑(ESL)은 갈렉스(Galex) 노선에서 인도를 제외하는 한국발 중동행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달 말부터 새롭게 개편되는 갈렉스의 전체 기항지는 칭다오-부산-상하이-닝보-샤먼-다찬베이-포트클랑-코르파칸-제벨알리-소하르 순이다.
코친 나바셰바 문드라 등 인도 주요 항만이 기항지에서 빠지며 부산에서 제벨알리까지 32일이 걸렸던 운송기간이 24일로 대폭 단축된다. 더불어 부산에서 코르파칸과 소하르로 컨테이너를 보내는 기간도 22일 27일로 각각 줄어들게 된다. 화주들의 만족도 제고는 물론 부산발 중동행 서비스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SL의 갈렉스 서비스는 8월21일부터 부산에서 시작됐으며, 5500~6700TEU급 컨테이너선 총 8척이 투입됐다. ESL이 4척, 고려해운, 시리드(SeaLead), 글로벌피더서비스(GFS), 리저널컨테이너라인(RCL)이 각각 1척씩의 선박을 배선 중이다.
한편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란 항만을 통하는 선박 척수가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왔다. 선박 기항이 줄면서 이란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 해외항만개발협력지원센터는 “이란의 핵심항만인 샤히드라자항은 지난해 9.9% 감소에 이어 올해도 2.6% 줄어들며 향후 4분기 동안 처리량이 계속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처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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