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17 17:49

현대상선.한진해운 美 본.지사 이전하는 이유는?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비용절감과 중
복기능조정, 사무직 노조가입 차단 등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있는 본사
와 지사를 다른 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업계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두 회사의 본.지사가 몇주안에 다른 주
로 옮겨지면 행정.사무직 50-100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상선은 LA 남부 세리토스 소재 본사 행정.관리 등의 기능을 콜로라도주 덴
버와 텍사스주 댈러스로, 한진해운은 가디나 소재 지사 기능을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등지로 분산시킬 예정이다.
양사는 그러나 롱비치항의 대규모 하역터미널은 그대로 운영하고 일부 영업부서
직원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LA 타임스는 두 회사의 사무실 이전 배경에는 미 서부연안에서 가장 막강한 영
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국제항만창고노조(ILWU)의 사무직원 노조가입 노력을 피하기
위한 것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티브 스탤론 ILWU 대변인은 "두 회사가 우리로부터 달아나려고 하는 것이 분
명하다"며 "그들은 가장 저렴한 노동력을 얻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ILWU는 롱비치와 LA의 부두노동자 4천여명을 대표하고 있으며 산하 로컬 63 지
부는 사무직 400여명이 가입해 있다. 로컬 63은 지난해 한진해운 사무직원 8명을 노
조에 가입시켰으며 현대상선 사무직 수십명의 가입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ILWU는 노조원의 취업보장을 위해 사무실의 타주 이전을 금지하고 노조원의 연
봉을 6만달러부터 시작하도록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진해운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미국 여러 주로
분산돼 있는 기능을 단위별로 모아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일 뿐 노조가입
문제와는 상관이 없다"며 "비용절감과 중복기능조정은 업계 추세"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도 "오래전부터 경영전략과 조직정비 차원에서 본사 이전이 추
진됐을 뿐 사무직 노조가입 봉쇄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오는 2월16일 컨테이너운영
업무는 댈러스 본부로, 관리업부는 덴버로 이관된다"고 밝혔다.
잭 카이서 LA경제개발공사의 수석분석가는 "우리는 미국에서 가장 분주한 항구
를 보유하고 있으나 노조 압력으로 현대.한진과 같은 업체의 본사를 잃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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