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동안행 해상운임이 수요 회복에 힘입어 다시 ‘네 자릿수’를 회복했다. 우리나라 어린이날, 중국 노동절, 일본 골든위크 등 주요 아시아권 국가들이 긴 연휴를 마치고 공장 가동을 재개하면서 수출화물이 증가하자 해상운임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7일 상하이발 브라질 산투스행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33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연중 최저치인 803달러까지 떨어지며 800달러선마저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수요회복과 선사들의 운임인상(GRI) 노력이 더해져 5월 말부터 1300달러대의 박스권 운임을 형성하고 있다. 이 항로 운임은 그동안 수요부진의 영향으로 지난 4월26일 1139달러를 마지막으로 매주 하락세를 이어왔다.
한국도 시장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운임이 반등했다. 14일 현재 부산발 산투스행 해상운임은 TEU당 1000달러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의 긍정적인 분위기에 힘입어 해운업계는 이달 중순부터 운임인상 드라이브를 걸었다.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향후 2000달러대까지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화물적재율(소석률)도 나쁘지 않다. 주요 선사들은 이달부터 95~100%의 높은 적재율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을 거쳐 브라질로 향하는 환적노선에서도 90~95%의 적재율을 거두고 있다.
남미서안은 전달보다 수요가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이 항로 해상운임은 14일 현재 TEU당 1000달러 초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일부 선사는 이달 중순 TEU당 평균 750달러의 GRI를 시행해 2000달러대로 운임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수요 성장세가 부진해 실제 인상이 이뤄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요 부진 탓에 본사로부터 다음달 가이드운임조차 확보하지 못한 선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적재율은 대체로 90~95%를 기록해 선복 할당량을 대부분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유럽계 해운사들이 지난달 중미·카리브해·남미서안-유럽을 오가는 3국간 노선을 잇달아 개설해 눈길을 끈다. 유럽으로 중남미지역의 신선화물을 대거 수입하기 위해 선대를 꾸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한 배를 타게 된 독일선사 함부르크수드는 이달부터 중남미와 북유럽 주요 국가를 오가는 3국간 노선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칠레에서 북유럽 주요 국가까지 직기항하며, 선박당 1400개의 냉동화물 선적장치(리퍼플러그)를 갖추고 있다.
프랑스선사 CMA CGM은 기존 ‘ECS’ 서비스를 중단하고, 독일선사 하파크로이트와 이달 중순부터 1만500TEU급 선박 9척을 투입하는 ‘유로살’ 서비스를 한층 강화했다. 칠레·페루·콜롬비아·도미니카를 거쳐 로테르담으로 향하며, 주당 500개의 리퍼플러그가 제공된다. 이와 함께 프랑스 선사는 단독 노선으로 3500TEU급 선박 6척을 투입하는 ‘PCRF’를 개편해 중남미-유럽항로를 한층 강화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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