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이 하림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운영자금과 회사채 차환자금 조달을 위해 제 20회 무보증공모사채 500억원을 발행한다. 공모채 발행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NH증권이다.
팬오션의 공모채 발행은 STX그룹 시절이던 2013년 3월 1000억원 발행 이후 6년 만이다. 2015년 7월 하림그룹에 편입된 이후엔 처음이다.
6년 전 공모채 발행을 마지막으로 사모채 방식으로 2754억원을 조달했다. 지난 2013년 6월2일 발행한 사모채 596억원은 이번 달 만기를 맞았다.
한국신용평가는 팬오션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고비용 장기용선계약을 해지하는 등 사업구조를 재편한 데다 하림그룹 편입 이후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선 81척, 용선 105척 등 186척의 선단을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40%를 장기운송계약에서 거둘 만큼 양호한 사업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피브리아를 합병한 수자노 목재펄프선 5척, 발레 초대형 철광석운반선 6척을 새롭게 수주했다. 전용선계약(CVC) 28척의 잔존기간은 평균 14년 이상인 데다 장기수송계약(COA)은 장기간 계약갱신을 이어가고 있다.
채무재조정과 우발채무 감소로 재무적 불확실성도 크게 완화됐다. 3월 말 현재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5.1%, 차입금의존도는 28.4%에 불과하다. 2012년 말 4조원에 이르렀던 순차입금은 지속적인 회생채무의 출자전환과 인수대금 유입에 따른 회생채무 조기변제가 이루어지면서 2015년 말 약 1.2조원으로 크게 떨어졌고 우수한 현금창출력에 힘입어 지난 3월 말 9868억원까지 감소했다.
회생채권조사확정재판과 관련한 충당부채는 184억원에 불과해 우발채무로 인한 재무적 불확실성도 대부분 해소됐다.
다만 높은 벌크선 의존도와 불투명한 시황에 노출된 현물수송 부문의 수익가변성, 환경규제에 따른 유류비 증가 전망, 사선 투자부담 등은 신용도 개선에 제약 요인이다.
지분 54.7%을 보유한 최대주주 하림그룹의 재무부담도 모니터링 대상이다. 팬오션 인수 1조원, 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 추진 5000억원 등 대규모 투자로 하림그룹의 재무부담은 크게 확대됐다. 2017년 하림지주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0.4조원의 신주 대금을 조달했지만 여전히 차입부담은 높은 수준이란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이달 중순께 이사회를 열어 회사채 발행 시기와 자금 사용 목적 등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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