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국 춘절(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극심한 수요 부진에 시달렸던 한중항로 시황이 3월 들어 회복되는 모습이다. 선사들은 수요 성장을 배경으로 운임 회복에 나선다. 공식 집계된 1월 물동량은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수입화물 호실적이 배경이다. 반면 수출화물은 오히려 하락세를 타 선사들의 체감 시황에 영향을 줬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1월 한중 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6만7990TEU로, 지난해 같은 달의 24만1998TEU에 견줘 10.7% 성장했다. 수입화물이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수입화물은 15.4% 늘어난 17만8042TEU를 기록했다. 선적지별로 보면 상하이발 화물이 16.9% 늘어난 것을 비롯해 신강(톈진)발 8.4% 다롄발 19.8%, 칭다오발 11.1%, 닝보발 27.9% 등 중국 주요항만에서 모두 두 자릿수 안팎의 성장률을 신고했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도 66.3% 늘어난 2만1373TEU를 기록, 큰 폭의 상승세를 띠며 월간 실적 2만TEU를 돌파했다. 이와 달리 수출화물은 5.3% 감소한 8만9948TEU에 머물렀다. 지난해 실적이 3%의 증가곡선을 그렸다는 점에 미뤄 볼 때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선사들은 3월로 접어들면서 일부 품목 중심으로 수출화물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통적인 강세 품목인 석유화학제품(레진)이 전 달에 비해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선사들은 석유화학제품과 고급제지 위주로 선적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과거 주력화물이었던 자동차화물과 고지(폐지) 폐플라스틱 등의 선적 수요는 침체된 모습이다. 자동차화물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시장 부진, 고지와 폐플라스틱은 중국정부의 환경정책이 원인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량 부진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에서 판매한 승용차는 각각 3만5500대 1만7400대로, 1년 전의 3만8000대 2만3600대에 견줘 6% 26% 감소했다. 지난 1월 11만300대 4만5800대로 47%의 성장세를 띠었다가 한 달 만에 하락 반전했다. 2월 판매량은 1월에 비해 60% 이상 급감했다.
고지의 경우 폐기물 수입을 금지한 중국이 수입쿼터를 설정하면서 달마다 큰 편차를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 관계자는 “현재 한중 수출항로에서 주력화물이라면 사실상 레진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며 “최근 들어 고급제지가 나가고 있지만 언제 다시 (수출이) 끊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운임은 전 달과 대동소이하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8일자 상하이발 부산행 수입화물 운임은 15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월1일부터 현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의 경우 해양수산부 공표 기준으로 현물운임 50달러, 계약운임 10달러 수준이다. 대부분의 화주들이 선사와의 거래방식을 장기계약 형태로 변경하면서 사실상 수출운임은 10달러 이하로 정착됐다.
선사들은 시황 상승기를 겨냥해 운임회복 카드를 꺼내들었다. 취항선사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는 지난 6일 중국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수출항로 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달러 인상하기로 결의했다. 운임인상 발효일은 20일이다. 황정협 관계자는 “최근 제로나 마이너스운임이 나오고 있어 해수부에 공표된 현물운임 수준으로 실제 시장운임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협은 또 퇴임한 중국측 진약국 전 회장의 후임으로 윤위우 코흥라인 사장을 선임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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