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절(설) 연휴를 거치면서 한중항로의 수요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취항선사들은 춘절 연휴로 2월 첫 두 주 동안 중국내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선적수요가 뚝 떨어졌다고 전했다.
선사 관계자는 “사드사태가 해결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타던 수요가 새해 들어 급감했다”며 “특히 춘절 연휴가 낀 2월은 1월보다 부진이 더 심해졌다”고 전했다. 중국정부가 2017년 시행하고 있는 폐기물 수입 규제를 올해부터 한층 강화하는 것도 수요 부진의 한 원인이다.
한 때 한중항로 물동량의 10% 이상을 차지했던 폐기물은 중국정부의 수입 규제 조치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보였다. 국내 화주가 제품 형태를 바꿔 HS코드(국제상품분류코드)를 변경하는 식으로 진행하던 변칙적인 수출 방법도 올해 들어 모두 막혔다. 선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중국 전 항만에서 폐기물 취급이 모두 올스톱했다”며 “한중 수출항로에선 나갈 화물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중국 현지 판매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점은 해운업계에 희소식이다. 올해 1월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에서 도매로 판매한 자동차수는 6만2000대로 지난해 같은 달의 9만대에 비해 31% 감소했다. 현대차가 47% 감소한 3만2000대, 기아차가 0.1% 늘어난 3만대였다. 반면 소매 판매는 현대차가 47% 늘어난 11만대, 기아차가 48% 늘어난 4만5000대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띠었다.
소매 판매 호조에도 선사들은 아직까지 자동차물동량의 긍정적인 변화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다. 지난해의 부진으로 쌓인 재고가 소화되기 전까지 한중 간 자동차 관련 물동량의 흐름은 큰 변화를 띠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운임은 수입항로에서 모처럼 상승세를 띠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월1일자 상하이발 부산행 20피트 컨테이너(TEU) 운임은 15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하순께 140달러대로 떨어진 뒤 한 달 반 만에 다시 150달러대를 회복했다.
선사들은 올해부터 받기 시작한 저유황할증료(LSS)가 전체 운임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선사들은 상하이항 등 일부 항로에서만 부과하던 LSS를 1월1일부터 중국 전 항로로 확대했다. 중국정부가 자국 전 해역을 배출제한구역(ECA)으로 지정하고 선박 황산화물(SOx) 배출량을 0.5% 이하로 낮추도록 강제화한 데 따른 조치다.
선사들은 중국 현지화주들을 대상으로 20달러 안팎의 LSS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자국 제조기업의 수출활성화를 위해 터미널할증료(THC) 인하를 압박하는 건 선사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연간 1억달러 물류비 절감 전략을 수립하고 선사들에게 THC 인하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한중항로 개방 관련 연구용역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컨테이너선사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와 카페리선사단체인 한중카페리협회는 지난달 연구를 맡긴 중앙대 우수한 교수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고병욱 부연구위원으로부터 각각 최종보고를 받았다.
연구자들은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을 기준으로 항로 개방을 결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우수한 교수는 환적화물이 많은 부산권 항로에선 60%, 수출입화물이 많은 경인권 항로에선 80%의 소석률을 항로 개방의 기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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