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02 09:56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 연말연시를 맞는 항공업계의 표정이 우울하기만
하다.
구랍 31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국내 항공업은 올 한해 유가 급등과 원
화가치 하락으로 큰 폭의 적자가 발생한데다 최근 항공수요마저 줄어 영업환경이 더
욱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 인천국제공항 개항으로 거액의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 안팎으로 3
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3년만에 대규모 영업손실= 97년 IMF 관리체계에서 광범위한 구조조정 단행한
대한항공은 98년 2천965억원, 99년 2천593억원의 순익을 남겼으나 올해 유가 급등에 따른 비용증가와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으로 3년만에 3천억원의 적자를 내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조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영업이익 1천800억원, 경상이
익 280억원을 기록했으나 1천200억원의 환차손이 발생했고 유류비용도 지난해 2천500억원에서 4천억원으로 늘었다.
달러당 환율이 연초 1천170원을 유지했다면 100억원의 이익이 예상됐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천250원으로 급등, 연말까지 8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항공수요 감소= 예년같으면 방학기를 맞는 12월 중순부터는 항공수요가 크게
늘어 김포공항이 북적됐으나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여행객이 줄어들고 있다.
국내선의 경우 탑승률이 60%로 연평균 68,2%에 비해 뚝 떨어졌고 국제선도 탑승
률이 70%대를 기록, 항공업계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특히 국내선은 전노선이 주말에도 좌석여유가 있으며 사이판, 괌 등 근거리 노
선은 평일의 경우 탑승객이 절반을 겨우 넘을 정도다.
▲인천국제공항 개항= 인천 국제공항이 내년 3월 개항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
아나항공은 사무실 및 장비이전과 시스템 구축 등에 거액을 쏟아 부어야 한다.
대한항공은 내년 한해 공항이전 비용이 1천80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
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이 비용이 1천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항공사로서 앉아서 부담해야 할 순비용인데다 현재 협상중인 인천공항의
랜딩(LANDING)료가 김포공항보다 높게 책정될 것이 확실시 돼 비용부담은 더욱 늘어
날 수 밖에 없다.
▲자구책 마련= 이에따라 대한항공은 환율과 유가 변동에 따른 손해를 최소화하
기 위해 20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ask Force)팀을 구성할 예정이며 예상보다 경영손
실이 클 경우 적자노선을 줄여 운항하거나 과감히 폐지할 것도 검토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의 흑자(1천200억원)를 올린데다 코스닥
등록을 통해 여유자금을 확보, 일단 올해 적자분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내년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경비를 절감하는 등 자구책 마련
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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