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원양 또는 외국선사들의 진출과 선박 대형화가 이슈다. 국적 근해선사들은 맹외(盟外) 선사들의 잇따른 서비스 개설에 선적상한선(실링) 완화로 대응하고 있다.
물동량은 4월까지 호조를 띠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한일항로 컨테이너 수송실적은 12% 성장한 18만3332TEU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달의 16만3651TEU보다 무려 2만TEU 가량 많다. 한일항로 월간 물동량이 18만TEU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7월 17만1851TEU가 지금까지 역대 최고치였다.
실적 호조는 아시아 지역 제3국을 연결하는 환적화물의 강세가 배경이다. 삼국 간 환적화물은 24.7% 늘어난 8만9108TEU를 기록했다. 원양항로와 연결되는 피더화물은 2만9943TEU로, 그동안의 마이너스 행진에서 벗어나 6.1%의 플러스성장을 신고했다. 직교역화물(로컬화물)은 0.5% 늘어난 6만4290TEU였다. 선사들은 4월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3~4월 실링 100%를 무난히 소화했다.
1~4월 물동량 누계는 7.4% 늘어난 66만5057TEU를 기록했다. 로컬화물이 2% 늘어난 24만6901TEU, 삼국 간 화물이 16.4% 늘어난 31만5572TEU, 피더화물이 3.5% 감소한 10만2584TEU였다.
5~6월 두 달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많은 선사들이 올해 3기(5~6월) 실링 달성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실링은 97.5%. 지난해 같은 기간의 95%에 비해 2%포인트(p) 높고 전 기간(3~4월)에 비해 2.5%p 낮은 수준이다.
15일 현재 고려해운과 동진상선 2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사들이 실링에 못 미치는 집화성적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5월 초 일본의 골든위크와 우리나라의 연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국 휴가시즌이 시작되는 7월에도 수요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17만TEU를 넘긴 지난해를 제외하고 전통적으로 7월은 수송실적이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선사들은 4기(7~8월) 실링을 지난해에 비해 2%p 높은 96%로 정했다.
선사들이 수요 부진 전망에도 실링을 다소 높게 책정한 건 최근 맹외선사들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원양선사들과 중국선사들은 한일항로에서 집화활동을 활발히 벌여 국적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중국 SITC, 덴마크 머스크라인의 아시아역내 해운자회사인 MCC트랜스포트 등이 한일항로에서 점유율 경쟁을 벌이는 외국선사들이다. 스위스 MSC도 이달부터 2800TEU급 선박을 앞세워 한일항로 경쟁에 가세했다.
거기다 현대상선은 피더항로 투입선박을 700TEU급에서 1100TEU급으로 교체했다. 현대상선은 로컬화물 영업을 하지 않기로 근해선사들과 합의한 만큼 선박대형화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선사들의 적극적인 서비스 강화는 어느 정도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7월과 8월은 휴가철을 맞아 공장 조업 감소로 선적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라며 “원양선사들에게 점유율을 뺏기지 않기 위해 실링을 지난해에 비해 다소 높게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과 일본 주요항 간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수출 200달러, 수입 50달러대가 유지되고 있다.
< 이경희 부장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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