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에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선언, 올해 말 제재를 다시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대이란 제재 부과 계획안이 발표되지 않아 미국의 핵 합의 탈퇴 여파는 가중되고 있다. 이란과 이해관계가 복잡한 나라 및 기업일수록 현지 시장 철수 또는 사업 대규모 축소 등 셈법이 복잡해 질 수밖에 없다.
중동 정세가 급변하자 취항선사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영국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이달 미국의 핵 합의 탈퇴 발표에 스위스 해운사 MSC는 미국 제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특정화물에 대한 선적예약을 중단했다. MSC는 그동안 아랍에미리트 제벨알리항에서 피더선박을 통해 이란에 컨테이너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라인 역시 미국 재무부가 언급한 특정 화물을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유조선사인 톰은 이미 이란에서 선적예약을 중단했다. 머스크탱커는 “미국의 제재가 재가동하는 11월까지 이란 내 고객사와 계약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미국은 오는 11월 이란 컨테이너 선사인 이리슬과 유조선사 NITC를 제재 명단에 올릴 것으로 보여 해운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란 제재가 다시 표면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선사 관계자는 “해운사의 이란 운송 서비스 중단으로 이란과의 교역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4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0달러대로 곤두박질친 중동항로 운임은 5월 들어 반등했다. 5월11일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아만·홍해항로 해상운임은 TEU당 460달러를 기록, 전달 327달러에서 100달러 이상 상승했다.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며 운임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중동항로이지만 5월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선사 관계자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운임이 반등한 건 고무적이지만, 아직도 대형선 인도 계획이 예정돼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독일 해운사 하파크로이트는 포트클랑항을 추가 기항하며 아시아-중동 컨테이너 서비스(AGX)를 강화한다. 개편 후 로테이션은 부산-칭다오-상하이-닝보-서커우-싱가포르-포트클랑-제벨알리-담맘-제벨알리-아부다비-제벨알리-포트클랑-싱가포르-닝보-부산 순이다.
MSC는 아랍에미리트 거점 항만인 칼리파항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MSC는 아부다비항만당국과 함께 신규 컨테이너 터미널 항만 개발을 위해 11억달러(약 1조19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MSC는 30년간 지속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주요 국제기업 유치에 힘쓸 예정이다. 이번 개발사업을 통해 칼리파항의 화물 처리능력은 250만TEU에서 850만TEU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MSC가 2000년 설립한 TIL(Terminal Investment Limited)가 투자 및 항만 개발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며, 초대형 벌크선이 접안할 수 있는 규모의 부두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안벽크레인 역시 12대에서 25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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