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사들간의 인수합병(M&A)은 꾸준히 진행됐다. 지난해 중국 코스코의 차이나쉬핑 인수를 시작으로 CMA CGM의 APL 인수, 하파크로이트와 UASC의 합병이 진행됐다. 지난 5월에는 선복량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의 독일 함부르크수드 인수가 승인됐다. 11월말 한국에서도 함부르크수드의 중남미 컨소시엄 탈퇴를 조건으로 승인을 받은 상태다.
머스크라인의 함부르크수드 인수 발표는 활발하게 일어난 정기선업계 인수합병(M&A) 흐름에 방점을 찍었다. 공급과잉에 저조한 운임이 지속되자 선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실을 떠안았고 사업존폐의 위기에 처한 선사들은 최후의 카드로 M&A를 꺼내들었던 것이다.
머스크라인은 함부르크수드 인수로 중남미 노선을 더욱 강화했다. 선복량 세계 7위, 남북항로 강자를 품에 안은 머스크라인의 선복량은 320만TEU에서 380만TEU까지 늘어나 전 세계 선복의 18.6%를 차지하게 됐다. 컨테이너 선복량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머스크라인은 2위 MSC와의 선복량 격차도 더욱 벌렸다.
일본 해운 3사 NYK, MOL, 케이라인도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대상에는 정기 컨테이너선 사업과 일본을 제외한 해외 터미널 사업이 포함됐다.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 순위 10위권 밖에 있는 이들 세 선사는 통합 이후 세계 6위로 도약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3선사의 통합법인은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로 지난 7월 출범했다. ONE의 시장점유율은 약 7%로 내년 4월1일부터 전 세계 9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3사의 컨테이너선 발주 잔량은 6월1일 약 31만TEU로 기존 선복량과 합하면, 170만TEU를 넘어선다. 이에 비해 5위 하파크로이트의 발주 잔량은 남아있지 않아, 세 선사가 2021년까지 발주잔량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통합 회사는 실질적으로 세계 5위 선사가 된다. ONE는 내년 4월 운항을 앞두고 한국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출범준비에 나섰다. 11월말 ONE코리아는 을지로 3가에 사무실을 열고 대표이사에 MOL코리아의 양승인 전무를 선임했다.
차기 M&A 대상으로 거론돼왔던 홍콩선사 OOCL도 중국 코스코에 인수됐다. 코스코는 7월 대주주인 퉁 일가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OOCL의 지분 100%를 현금으로 매입키로 했다. 코스코의 모회사인 코스코쉬핑홀딩스(CSH)는 OOCL의 모회사인 OOIL의 지분 90.1%를 상하이항운그룹(SIPG)은 9.9%를 인수하기로 했다. OOIL의 인수가격은 주당 78.67 홍콩달러로 총 492억홍콩달러(63억달러)에 달한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세계 7위 선사인 OOCL을 인수한 코스코의 선대규모는 240만TEU를 기록해 세계 3위 선사로 올라서게 된다. 발주 잔량을 포함하면 합병 후 선복량은 310만TEU까지 늘어나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의 선복량 330만TEU를 바짝 뒤쫓게 된다.
이번 M&A로 그동안 정기선 상위 3위권을 항상 유럽계 선사가 차지했던 비공식적인 룰도 깨지게 됐다. 코스코는 현재 오션얼라이언스에서 가장 큰 선복량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CMA CGM보다 선복량이 앞서게 되면서 얼라이언스 내 힘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중국 코스코가 홍콩 선사 OOCL의 모회사인 OOIL을 인수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인수 완료 후 OOIL은 중국 코스코쉬핑홀딩스 산하에 들어가며, OOCL의 브랜드도 유지된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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