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사들이 상반기에 대거 흑자 성적표를 받았다. 선사들이 영업이익 반전을 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컨테이너 시장 회복과 더불어 해상운임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대부분의 정기선사들은 비용 절감보다 더 빨리 수익이 붕괴됐고,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마저 파산절차를 밟았다. 이런 시황 분위기는 해운시장이 과거 바닥을 치기 전부터 시작됐던 인수합병(M&A)흐름에 더욱 추진력을 불어 넣었다. 12개월 간 이뤄진 흥미진진한 M&A 시류에 경쟁선사들이 하나 둘 사라지면서 선사들은 힘을 되찾을 수 있었고, 잠재적인 황금기를 기대하고 있다.
17개 정기선사의 상반기 영업보고서를 보면 이들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2%의 매출 성장을 일궜다. 선복량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라인은 지난해 -1억700만달러 영업이익 적자에서 3억3400만달러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하파크로이트는 -4400만달러 적자에서 9400만달러로 흑자를 일궜다. 유럽선사를 비롯해 OOCL 에버그린 NYK 등 아시아 선사들도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케이라인 MOL 양밍 현대상선은 적자폭을 줄였다. 선사들은 빠른 턴어라운드로 평균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4.4 %에서 올해 3.3%로 회복했다.
영국 해운분석기관 드류리에 따르면 2분기 16개 선사(CMA CGM 제외)의 잠정 영업 이익률 추정치는 최근 2년 동안 가장 수익성이 높아, 평균 4%의 이익률을 달성했다. 현재의 수익성 증가 추세는 부정할 수 없지만 정기선업계는 지난해 막대한 금액의 손실을 입은 후 올해 약 50억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돼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선사들의 영업이익 역전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경쟁선사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수요공급의 펀더맨탈 개선과 함께 선사들의 운임인상 의지가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재무실적과 운송집계는 선사들이 주로 시장 점유율보다 수익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머스크라인, OOCL, 케이라인 및 짐라인과 같은 선사들은 물동량보다 단위당 매출이 훨씬 더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상선은 심각한 재무 상황으로 손실된 물동량을 회수하기 위해 운임을 낮춰 수송하면서 2분기에 46%의 물동량 증가를 보였지만 매출은 6%나 감소했다.
이에 현대상선은 슬롯차터 및 구매 수익을 제외하면 매출은 실제로 3%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타 선사 대비 큰 실적변화를 보인 것은 동서항로보다 운임이 낮은 아시아역내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2분기 아시아역내항로에서 전년동기대비 95%의 물동량이 증가했다. 이는 전체 무역량의 41%를 차지하며 전년대비 31%나 늘어난 수치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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