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불황에 직면한 국내 조선업계가 철강업계에 후판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14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최근 CMA CGM의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중국 발주사례와 같이 국내 조선사들은 경쟁국들과 치열한 수주경쟁(원가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선가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최근 후판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후판의 원재료인 원료탄과 철광석 가격은 각각 2012년과 2014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 들어 다시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 주요 철강사들이 호주로부터 수입하는 원재료 가격은 올해 상반기 대비 하락이거나 약보합세로 분석되고 있다.
2017년 상반기 철강3사의 영업이익률은 연결재무제표기준으로 포스코 7.8% 현대제철 7.6% 동국제강 3.7%로 나타났다. 후판사업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더라도 타 사업군의 고부가가치제품 판매 노력, 국내 건설수요 호조에 힘입어 철강사업 전반적으로 흑자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사들은 자구노력을 이행하며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다. 채권단의 목표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매각 가능한 자산은 대부분 매각했으며, 설비폐쇄와 가동중단, 휴직, 휴업, 인력감축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사투 중이다.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주요 조선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매출액은 2011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약 68조4000억원에서 작년 약 53조1000억원으로 하락했다. 조선 3社의 매출액 합계만 보더라도 2013년 약 52조3000억원에서 2016년 40조8000억원으로, 올해는 37조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2018년은 올해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등 매출액 급감은 조선사들에게 또 다른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협회는 "국내조선사가 경쟁력을 가짐에 따라 국내 철강사도 이러한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면서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오르게 됐다"며 "조선 철강산업의 공동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준 사례는 상생과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더 상기시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협회는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 공급과잉 해소지연에 따른 침체지속, 발주량 급감 등으로 한국의 주력산업인 조선, 철강 모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러한 때일수록 상생의 지혜를 모을 때"라고 호소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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