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 해운기업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잇따라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가운데 상선선원노조가 인력 감원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국상선선원노동조합연맹(상선노련)은 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경기가 좋을 때는 몇몇 경영자만 이득을 챙기고 나빠지면 국민과 노동자에게 피해를 떠안기는 구조조정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된다며 선원 피해 구제 대책을 요구했다.
상선노련은 조선업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해운업으로 전면 확대하고 해당 선원들에게 소득세 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선원의 일터이자 사업장인 선박을 매각할 경우에는 반드시 국내 선사에 매각함으로써 선원들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실직하는 선원들에겐 실업급여 수급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상한액을 일시적으로 폐지하는 등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지난 몇 년간 사상 최악의 해운업 불황을 인내해오던 선원들 사이에서는 극심한 고용불안은 물론 해운업의 위기를 오늘에까지 이르게 한 정부와 회사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선원노동계는 해운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외면하고경쟁자인 글로벌 해운사에는 금융 특혜를 줘 국적선사의 위축과 위기를 키운 정부와 국책은행이 뒤늦게 해운업 구조조정, 개선 노력 운운하는 것은 안이하고 무책임해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해운기업은 경기가 좋을 땐 자산 불리기에 바쁘고, 경기가 나빠지면 제일 먼저 인력을 감축하고 선원들의 임금을 깎으며 복지비용을 줄이는데 급급하며 채권단 또한 마찬가지"라며 "수년전부터 어려운 해운경기를 고려해 지나친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각종 복지비용을 축소해온 선원들에게서 생존권마저 앗아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상선노련은 해운업 구조조정에 앞서 정부와 정치권은 대다수 노동자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방안을 모색하고 제도화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현재 사태가 몇몇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인식해 해운업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상선노련은 지원대책이 조속히 마련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정부와 정치권에 건의하는 한편 노동계와 연대해 선원 고용안정 보장과 생존권 사수를 위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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