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항로는 한중항로와 마찬가지로 이달부터 해운사들의 운임공표가 시작된다. 한일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이달 18일부터 본격적인 공표절차에 착수했다. 이들은 운임공표제를 통해 센다이 모지 등의 지방항 노선 운임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대략적으로 모지 50달러, 센다이 170달러, 이요미시마 130달러, 오나하마 200달러 등으로 운임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적상한제(실링제)가 실시되고 있는 게이힌(도쿄·요코하마·나고야)이나 한신(오사카·고베) 등 일본 주요항로의 경우 165달러 선에서 운임이 공표될 전망이다. 공표 운임의 변경 가능 범위가 ±10%인 점에 미뤄 최저 150달러에서 최고 180달러까지가 한일 주요항로의 시장운임이 되는 셈이다.
다만 지방항 운임이 선사들의 생각대로 올라갈지는 미지수다. 화주들이 이 같은 운임인상 폭을 수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선사들이 구상 중인 공표운임은 현행 시장운임보다 2~3배나 높은 수준이다. 선사들은 최근 대표자회의를 갖고 이 문제를 숙의하는 등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과거 지방항 운임은 주요항 운임보다 크게 높은 편이었지만 경쟁선사들이 하나둘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급격히 떨어졌다”며 “선사마다 지방항 운임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기존 계약을 파기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일항로 물동량은 대부분의 선사들이 95%로 정했던 2기(3~4월) 실링(선적상한선)을 다 채울 정도로 호조를 보였다. 선사들은 3월에 수입항로에서 예전과 같은 일본의 회계연도 결산 밀어내기 물동량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수출물동량은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수입물동량 부진은 국내 경기 침체와 엔저기조 표면화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125엔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108엔대까지 떨어지는 등 엔화가치가 상승세를 타면서 엔저를 기반으로 했던 아베 정권의 수출 드라이브 정책인 아베노믹스도 동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선사들은 3기(5~6월) 실링을 92%로 정했다. 앞으로 해운수요가 약세를 띨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올해 실링 수준은 1기(1~2월) 82%에서 시작해 2기에 95%로 급등했다가 다시 소폭 하락하는 모양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에 따르면 1~2월 한일항로 물동량은 29만9948TEU로, 1년 전의 28만1884TEU에 비해 6.4% 성장했다. 수출은 2.6% 늘어난 17만1290TEU, 수입은 12% 늘어난 12만8658TEU였다. 로컬(직교역)항로는 3.1% 늘어난 11만5664TEU를 기록했다. 로컬 수출은 1% 감소한 6만682TEU, 로컬 수입은 8.2% 늘어난 5만4982TEU였다.
한편 이달 들어 흥아해운은 556TEU급 컨테이너선 <마그나>호를 투입해 부산과 센다이를 잇는 셔틀 노선을 개설했다. 일본 동북부 지역은 대지진 이후 하우스컨테이너와 같은 복구물자가 아직까지 활발히 수송되고 있다. 흥아해운은 추후 가시마 등을 추가 기항할 예정이다. 동영해운은 한중일 3국간 수요 증가를 반영해 팬듈럼항로 취항선박을 700TEU에서 1000TEU급으로 키웠다. 새로 투입된 <페가서스테라>호는 지난해 영국 조선해운전문지로부터 ‘올해 최우수 선박’으로 선정된 바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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