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은 기존에 금융 지원한 선박에 대해 향후 1년간 담보인정비율(LTV) 유지의무 적용 유예를 주요 내용으로 한 ‘국내 해운사 위기극복 지원방안’을 7일 발표했다.
선박 공급 과잉과 물동량 성장 둔화에 따른 해운업 불황으로 선박가치가 하락하면서 LTV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LTV는 선박가치에 대한 대출 잔액 비율로 통상 70~90% 범위 내에서 적용된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선사들 입장에선 수은에 추가담보를 제공하거나 대출금 일부를 조기 상환해야 하는 유동성 부담 가중 요인이 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1년간 LTV 비율 유지의무 적용을 유예한 것은 약 1100억원의 유동성 간접지원 효과가 있다”며 “수은이 선제적으로 지원에 나서면서 다른 금융기관들도 LTV 적용 유예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선업·해운업 연계지원 방안도 제시됐다.
수은은 심각한 수주절벽에 처해있는 조선업과 선박확보 지연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해운업을 동시에 지원하기 위해 해운·조선 상생모델을 꺼내들었다.
향후 국내 해운사가 국내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하면 해운사에 대출한도 확대, 금리·수수료 인하 등 우대금융을 제공하고 후순위대출인 에코쉽펀드와 해양보증보험을 연계한 패키지금융도 지원할 예정이다.
후순위대출은 선순위대출에 비해 채권보전 권리가 뒤로 밀리는 대출로, 해운기업은 후순위대출을 통해 선박을 도입할 때 자담비중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은은 국내 선사들이 투자부담을 최소화해 선박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펀드 조성에도 참여한다.
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의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펀드를 조성해 선박을 발주한 뒤 국내 선사에 대선하는 방식이다.
선사는 정책펀드가 소유한 선박을 나용선(BBC)하게 돼 자금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설립돼 초대형 에코선박을 국내 해운사에 지원하게 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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