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7 09:38

나 홀로 싱글족…물류트렌드 주도

빠른 배송, 안심 택배, 셀프 스토리지 각광

나 홀로 사는 1인 가구, 이른바 ‘싱글족’이 주목해야 할 가구 형태로 부상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싱글족’이라 불리는 1인 가구의 비율은 2016년 현재 전체의 27.6%에 달한다. 4집 중 한 곳이 1인 가구인 셈이다. 1인 가구 비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다보니 각 분야의 기업들도 ‘싱글족’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유통 및 물류업계도 예외일 수 없다. 싱글족을 잡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싱글족의 가장 큰 특징은 간편함과 안전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이 여러명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간편하게 처리하길 원하고 또 혼자 살다 보니 안전한 시스템을 선호한다. 우선 간편함의 대명사는 스마트폰으로 압축된다. 스스로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만큼 똑똑한 친구도 없다. 싱글족은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 쇼핑을 하고 상품을 배송 받는다. 그러다 보면 소비자는 배송서비스, 특히 배송 속도에 대해 민감해진다.

배송 스피드가 관건

배송 속도에 불을 지핀 건 쿠팡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빠른 배송 시스템을 선보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쿠팡을 사용해본 이용자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스마트폰에 깔린 쇼핑앱에서 원하는 물품을 구매하면 다음날이면 택배를 받을 수 있다. 

전통의 물류기업 CJ대한통운은 전국 당일배송인 ‘CJ The 빠른 배송’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개시했다. CJ대한통운의 당일배송 서비스는 오전 11시 이전까지 물류센터로 입고된 주문 상품을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90% 이상의 지역에서 당일 오후까지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당일 배송서비스는 이 서비스가 처음이다. 기존에는 제한된 지역, 정해진 크기의 상품들을 대상으로 부분적으로만 당일배송이 가능했었다. CJ대한통운은 군포 허브터미널을 당일배송 전담 터미널로 운영하며 국내 최대 택배 네트워크와 인프라, 전담조직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의 당일배송 서비스를 통해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 업체와 같은 유통업체들은 인력이나 시설투자 등 큰 비용 부담 없이 더 좋은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CJ대한통운은 특히 긴급한 배송을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부탁해’ 등 오토바이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기업 메쉬코리아와 제휴해 주문 후 3시간 이내 배송을 완료하는 특급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지스틱스는 물류 스타트업 기업인 고고밴(GOGOVAN)과  제휴해 국내 물류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현대로지스틱스의 택배예약, 배송조회, 반품서비스와 함께 퀵 및 화물운송 서비스를 하나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현대로지스틱스와 제휴하는 고고밴은 홍콩에 본사를 둔 모바일 스타트업 물류회사로 화물 운송시장의 우버로 일컬어지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다양한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을 개발해 올 3월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고고밴과의 협력을 통해 퀵과 택배를  연계한 O2O 서비스를 도입하고 전국 당일 배송 및 수도권 2시간내 특급배송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고객은 현대로지스틱스 모바일앱을 통해 고고밴 퀵서비스를 요청하면 소비자가 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차량이 15분내로 픽업해 배송이 가능하다.

대형마트 역시 배송 경쟁력 강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최근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김포센터’를 본격 가동해 배송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나섰다. 김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는 5만 여개의 상품을 취급하며 하루에 최대 2만 건의 배송 물량을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46% 수준인 당일배송 비중이 55%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도 지난 2월15일부터 잠실·송파·청량리점에서 ‘스마트 스캔’ 서비스의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스마트 스캔’은 고객이 스마트폰을 들고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가격표를 스캔해 롯데마트 앱에서 결제하면 2시간 안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롯데마트는 올해 10월까지 이 서비스를 전국 117개 모든 점포로 확대하기로 했다.

안전한 택배가 좋죠~

한편 여성혼자 사는 가구가 늘면서 안심하고 찾고 맡길 수 있는 택배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서울시 등 각 지자체에서는 여성안심택배를 운영하고 있다. 여성안심택배는 말 그대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막기 위해 관공서 등에 설치해 둔 택배 보관함을 말한다. 2013년도에 시작된 서울시 여성안심택배는 첫해에 50개소를 시작으로 2015년 기준 120개소로 확대됐다. 이용자수도 지금까지 30만명 이상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 뿐 아니라 수도권 및 지방의 지자체들도 여성안심택배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여성안심택배는 대부분이 24시간 운영되며 무료라는 점이 장점이다. 여성안심택배를 자주 이용하는 A씨는 “혼자 살고 있다 보니 택배를 받을 때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여성안심택배를 이용하면 마음이 편하다”며 “가격도 무료라서 부담이 없다”고 밝혔다.

이른 아침 출근해 저녁 늦게 집에 귀가하는 직장인 싱글족들은 택배기사의 방문을 기다리기 어렵다. 그런 경우 24시간 접수가 가능하고 집 가까운 곳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택배를 접수하면 된다. CJ대한통운은 CU, GS25 전국 1만8천여 개 점포에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택배 장비인 포스트 박스를 이용해 짧은 시간 내에 접수와 결제까지 마칠 수 있어 편리하다.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이 같은 편리함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는 평가다. 

홀로 생활하는 싱글족들을 위한 안심택배 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가 유니폼을 착용하고 신분증을 패용해 신원확인이 용이하도록 하고, 이를 정기적인 서비스 교육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또 고객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전화번호 가상화 시스템을 도입해 운송장에 전화번호를 변환한 가상의 번호가 인쇄되도록 했다. 이외에도 택배 운송장에 배달한 택배기사의 이름을 기재하는 택배 배달실명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제조업에서의 실명제와 같은 것으로 더욱 책임감을 갖고 배송하게끔 하고 있다.



 
싱글족과 함께 태어난 물류스타트업

이와 함께 싱글족을 겨냥한 물류스타트업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주)다모여컴퍼니는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원룸이사서비스 앱 ‘한방이사’를 선보였다. 한방이사는 그 동안 기존 고객의 불만 사항이었던 과다비용 청구, 신용카드 미결제, 피해보장제도 미비, 불친절한 대응 등 오프라인 사업이 가지고 있던 한계를 모바일의 혁신으로 보완하고 차별화해 만든 O2O 서비스이다. 한방이사의 주요 타깃은 25세에서 40세까지의 싱글 여성 직장인이며 이사접수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한방이사는 고객의 집에 방문하지 않고 정확한 견적이 가능한 이미지판독 시스템을 통해 출발지 및 도착지 정보를 알 수 있다. 또 사진만 찍어서 올리면 견적의뢰가 완료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오프라인 사업이 가지고 있던 한계를 모바일의 혁신으로 보완하고 차별화했다. 아울러 고객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이사정액제와 모바일 카드결제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향후 이사품질관리를 위해서 오프라인에서는 A/S전담팀 운영과 가맹점 교육시스템 구축하고 온라인에서는 가맹점 평가시스템을 구축해 가맹점의 서비스 품질을 질적으로 향상해 나갈 예정이다. 

생활아이디어 기업 어메이징그레이스는 무인 택배함 ‘어메이징 택배함’을 업계에 선보였다. 어메이징 택배함은 가정용 무인 택배함으로 기존 택배의 문제점과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현관문이나 벽면에 간편하게 부착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기존의 택배함과 달리 설치비나 유지비가 들지 않고 간편하게 셀프 설치가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어메이징 택배함은 여성 뿐 아니라 어린아이 혼자서도 설치가 가능하다”며 “설치 시 벽이나 문에 흔적이 남지 않아 전세, 월세 거주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이사 시 이동이 가능한 신개념 개인용 택배함이다”고 밝혔다. 어메이징 택배함은 내 집 문 앞에 걸어 놓는 방식이라 택배를 찾으러 가는 불편도 없고 잠금 장치가 있어 반품택배 발송이나 착불택배 수신도 가능하다. 또 펼침 기능이 있어 택배함 양쪽 측면을 잡고 당기면 부피가 늘어나 우체국택배까지 수령이 가능하며 최대 25kg까지도 적재가 가능하다.

한편 싱글족으로 인해 셀프스토리지 사업도 재조명 받고 있다. 셀프스토리지란 개인이나 가정, 기업 등에 일정 공간을 임대해주는 새로운 개념의 창고를 말한다. 싱글족들이 원룸이나 작은 집에 살면서 자신의 수많은 짐을 셀프스토리지에 맡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셀프스토리지 산업은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의 아시아 국가에서는 자리를 잡았으며 국내에서도 조금씩 그 수요가 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더박스, 스페이스케이, 짐박스 등 다양한 기업이 셀프스토리지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엑스트라스페이스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엑스트라스페이스는 2007년 싱가포르에서 50명의 고객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성공을 거두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셀프스토리지 시설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현재 양재, 분당, 가산 3개 지점을 운영 중에 있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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