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하나인 충남 서산 대산 지역의 대기질은 지난 10여 년 동안 환경기준치를 밑돌며 변화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가 서산 대산 독곶리 대기오염측정망 모니터링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산 지역 공기 중 이산화질소(NO₂), 아황산가스(SO₂), 오존(O₃), 미세먼지(PM-10), 일산화탄소(CO) 등 5대 항목의 지난 11년(2004∼2014) 간 평균 농도는 환경기준치 이하로 분석됐다.
이산화질소의 경우 2004년 평균 0.016ppm, 2009년 0.014ppm, 2014년 0.018ppm 등으로 소폭 상승하며 11년 평균 0.015ppm을 보였으나, 환경기준치인 0.03ppm(연 평균)의 절반에 그쳤다. 아황산가스는 2004년 0.005ppm, 2009년 0.005ppm, 2014년 0.008ppm 등으로 평균 0.005ppm을 보였다.이 역시 환경기준치인 연 평균 0.02ppm의 25% 수준이다.
또 오존은 11년 간 평균 0.028ppm으로 환경기준(0.06ppm 이하/8시간)의 절반을 밑돌고, 미세먼지는 46㎍/㎥으로 환경기준치(50㎍/㎥) 이하로 나타났다. 일산화탄소는 2004년 0.5ppm, 2009년 0.5ppm, 2014년 0.6ppm 등으로 11년 평균 0.54ppm을 기록, 환경기준치(9ppm 이하/8시간)의 6%에 불과했다.
특히 2014년 대산 지역 공기 중 이산화질소의 연평균 농도는 0.018ppm으로, 여수산단 0.023ppm이나 울산공단 0.025ppm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 관계자는 “대기오염도 변화 추이로 볼 때 국내 대표 석유화학단지인 대산 지역이 일각에서 제기한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급격하게 심해진 도시’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는 대산 지역이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급격하게 심해진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미국 나사(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소속 과학자인 브라이언 던컨(Bryan N. Duncan)을 통해 최근 재확인했다.
브라이언은 미국 지구물리학회 저널에 발표된 ‘고해상도 위성자료를 통해 본 세계 도시의 대기오염 변화(A space-based, high-resolution view of notable changes in urban NOx pollution around the world (2005–2014))’라는 논문의 대표 저자다.
국내 일각에서는 이 논문을 인용, 대산의 대기질이 인도 잠나가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 14일 브라이언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산이 세계에서 이산화질소(NO₂) 증가가 가장 큰지 여부 ▲대산 지역의 대기오염도 변화 순위 ▲2004∼2014년 대산 지역 대기오염 데이터 변화 등을 문의했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은 지난 16일 답신을 통해 “몇몇 도시의 질소산화물이 대산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며 대산이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급격하게 심해진 곳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국내 전문가도 도의 자문에 대해 “(브라이언의) 논문에서 분석된 내용은 농도의 절대값보다는 변화 추세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위성 관측 자료는 관측 영역과 측정단위(분자수/㎠) 등이 지상에서의 대기질 측정 방법과 달라 자료의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고, 지상 농도와 비례하지도 않으며, 측정 오차가 발생하는 등 불확실도가 높다”고 답했다.
도는 그러나 대산 지역이 오염 변화가 큰 지역으로 언급된 만큼 ▲대산 지역 환경협의회를 통한 환경영향조사 추진 ▲고정식 대기오염측정과 이동측정차량 등을 이용한 지속적인 대기오염 모니터링 ▲배출량 관리를 위한 대기환경규제지역에 준한 지정 추진 ▲배출업소 지도·단속 강화 등을 실시하는 등 특별관리 대상지역으로 분류해 보다 강화된 환경 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 대산=신용완 통신원 syw5550@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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