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선종이 대부분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플랜트 손실에도 불구하고 대형 조선사들은 유가하락과 선주들이 선호하는 비용절감이라는 외부 요인을 통해 지난해 ‘수주 가뭄’을 어느 정도 해갈할 수 있었다. 그 활로의 중심에는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이 있었으며, 두 선종은 바짝 조여진 조선사들의 숨통을 틔어줬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체 수주량 중 두 선종으로만 80%가 넘는 일감을 확보했으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절반이 넘는 60%대를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2척을 수주, 이중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은 각각 42척 22척이었다. 삼성중공업의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은 각각 30척 10척, 대우조선해양은 8척 11척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효자품목으로 자리매김했던 이들 선종의 올해 발주 전망은 불투명하다. 지난해 선주사들의 집중발주로 올해는 예년만큼은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조선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란 제재 해제로 인해 LNG선, 유조선, 해양플랜트 등 어느 정도의 발주가 기대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대형 조선사들은 올해 목표를 지난해보다 낮게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목표 수주액을 167억달러로 잡았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거나 낮게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100~150억달러를, 대우조선해양은 90~100억달러를 목표로 내걸고 수주활동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비해 약 20%를 내려 잡은 수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조선소에 적지 않은 물량을 제공한 선박들의 발주량은 당분간 위축될 전망이다. 유조선 역시 지난해 집중투자에 따라 향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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