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류기업의 경쟁자는 누굴까?
CJ대한통운 어재혁 종합물류연구원장이 29일 열린 ‘제28차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에서 던진 질문이다.
어재혁 원장은 물류기업의 경쟁자를 폭넓게 구분했다. 기존 고객이던 유통기업부터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에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쿠팡과 같은 전자상거래업체들까지 물류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고 봤다. 여기다 구글과 알리바바,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물류 및 IT 기업 역시 경쟁기업으로 규정했다.
어재혁 원장은 “물론 상황에 따라 서로 협업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최근 산업간 융복합을 통해 영역이 파괴되면서 기존에 물류업계 내에서 경쟁하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유통, IT 등 기업과 경쟁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옴니채널’의 등장으로 물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옴니채널은 인터넷, 모바일, 카탈로그, 매장 등 여러 채널을 유기적으로 결합, 고객 경험을 극대화해 판매를 촉진하는 전략이다.
옴니채널이 이슈로 부각된 이유는 기존 제품중심과, 채널중심을 넘어 고객을 중심에 뒀기 때문이다. 기술발전에 따라 소비자가 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연결성이 크게 향상됐고, 소비자는 채널을 넘나들며 능동적으로 바뀌며 더 똑똑해졌다. 이에 따라 유통기업은 채널통합 차별화를 통한 유통 생존전략을 찾게 됐다.
옴니채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웹이나 매장만 고집하는 소비자들에 비해 연간 50% 이상 소비가 많고, 웹매장을 방문할 때 매장만 방문하는 고객보다 30달러 이상 소비한다. 특히 한 채널만 고집하는 쇼핑객에 비해 옴니채널 고객들은 고객충성도가 4.5배 높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옴니채널을 성공시킨다면 아마존 같은 글로벌 유통기업에도지지 않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물류기업, 성장통 온다
아울러 어재혁 원장은 물류환경과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미래 물류 패러다임을 ▲1단계는 스마트 로지스틱스(Smart Logistics) ▲2단계 플랫폼 로지스틱스(Platform Logistics) ▲3단계 에이엔아이 로지스틱스(A&I Logistics)로 구분했다.
우선 2020년까지 스마트 물류가 패러다임을 쥘 것이란 전망이다. 그 첫 번째로 물류센터가 제1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고했다. 유통기업이 물류센터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여기다 센싱 기술을 비롯해 웨어러블, 증강현실, 위치 인텔리전스 등의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 다음으로 2025년까지 플랫폼 물류가 패러다임을 끌어갈 것으로 봤다. 가상공간을 통한 변화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되며, 가상공간에서 얼마만큼의 역량을 갖추느냐가 물류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30년에는 A&I 물류의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극도로 지능화된 물류를 의미하며, 고객의 수요를 미리 파악해 물류를 미리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메가 데이터’의 활용이며, 데이터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형화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력 채용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IT나 프로그램 전문가 등이 물류기업에 대거 채용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각 물류기업이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의 플랫폼 전반을 소개하며, 알리바바는 이미 알리페이, 알리 클라우드 컴퓨팅, 마이진푸 금융 등을 통해 이러한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알리바바의 가장 큰 장점으로 투자 여력이 충분한 ‘자금’을 꼽으며, 앞으로 상당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조찬회의는 물류업계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군에 포진된 관계자가 참석해 의견을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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