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조선기업들이 역풍을 맞고 있다. 2012년 이후 선주들의 대량발주가 선가상승으로 연결되며 투자 심리위축이 수주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중견 조선기업 중 대부분은 적자가 전년에 비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조선기업 7곳 중 영업이익 부문에서 적자 폭을 줄인 곳은 2곳에 불과했다.
중견조선 7개 기업 적자 면치 못해
중견 조선기업들이 영업이익 부문에서 모두 적자 수렁에 빠져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TX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은 적자 규모를 1년 전에 비해 축소시켰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순이익에서는 대선조선과 STX조선해양이 흑자전환했지만 나머지 조선기업들은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년 전에 비해 매출액이 증가한 조선기업은 단 2곳에 불과했다. 성동조선해양과 대선조선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31 41% 줄어든 6969억원 2452억원의 매출 실적을 신고했으며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대한조선도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014년 4조172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2013년에 비해 19% 성장했다. 반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조선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한 것이 실적악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미포조선은 실적악화라는 어두운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323억원으로 전년 -2058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순이익 역시 2013년에 견줘 회복세를 시현하지 못하며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42척의 선박을 수주한 현대미포조선은 상선시장의 부진 속에 주력 선종인 중형 석유제품운반선(PC선)의 수주량이 대폭 감소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특수선종의 수주를 통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해양은 2013년 4조 규모의 순손실을 냈지만 2014년에 흑자전환하며 실적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STX조선해양의 2014년 순이익은 1조3620억원으로 2013년 -4조5738억원에서 흑자전환했으며 -1조5032억원이었던 영업이익도 -3039억원으로 축소시켰다. STX조선해양은 생산능력 최적화로 인해 중형선과 LNG선 등 전략선종 중심의 수주 영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채권금융기관과 체결한 ‘경영정상화계획 이행 약정’의 이행을 통해 조속한 경영정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프랑스 선사인 CMA CGM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한진중공업은 영업손실을 소폭 줄였다. 반면 순손실은 2257억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됐으며 매출액 역시 6.6% 후퇴했다. 한진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자산매각 총 5천억원 이상 규모를 진행 중이다. 한진중공업은 재무구조의 실적개선으로 인해 올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순이익과 영업이익에서 적자 폭을 크게 키웠다. 매출액 역시 두 자릿수 급감한 성동조선해양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 등과 체결한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약정(자율협약)에 따라 차입금 1조3165억원을 출자전환했다.
대선조선은 순이익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조선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4156억원 대비 41% 급감한 245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 역시 -354억원을 기록해 전년 -210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대한조선의 영업손실은 564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지만 매출액은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상승했다. 순손실은 적자를 대폭 축소한 -28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중견조선업계는 금융위기 이후 수주물량 감소 추세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업계는 상선시장이 차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국내 중견 조선소들이 안정화를 되찾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선종별로는 원유·컨테이너 교역량 증가에 따른 중대형 유조선·초대형 컨테이너선과 같은 일반 상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중견 조선기업들은 매출 성장을 통해 적자 폭을 줄여 2016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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