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항만 적체로 미주 항공화물 시장이 오랜만에 호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북미 서부 항만에서는 노동자와 사용자간 노동 협상 지연으로 항만 적체 현상이 벌어졌다. 제때 화물수송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우려한 화주들이 해상 수송이 아닌 다른 수송 루트를 이용하면서 하늘길이 붐비기 시작했다.
지난달 20일 미국 서안 항만 노조의 협상이 잠정 합의됐으나 아직까지 적체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서부항만이 정상화된다면 운임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
서부 항만 적체로 운임 정상화 궤도 올라
미주 서부 항만의 적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중순까지 미주 노선의 운임은 1kg당 3~4달러를 나타냈다. 침체를 겪었던 지난해 운임이 1kg 당 약 2달러였던 것에 비해 상승한 것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LA향 항공 화물 운임은 kg당 3900원으로 지난달보다는 400원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화물 매출은 전년 대비 22% 늘었다. 미주 노선에서 20%대의 매출 증가가 지속된다면 대한항공은 연간 200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하다는 예측도 나왔다.
항공 화물 증가치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월 국제선 항공화물은 유가하락 영향과 메모리 및 무선통신기기 부품 등 휴대전화 관련 품목 수출,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증가, 미 서부 항만 태업으로 인한 대체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9% 증가한 27.1만톤을 기록했다.
미주 항공 노선의 경우 지난해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올해 초 제너럴모터스(GM)의 리콜 사태로 자동차 관련 부품이 늘어난 것 또한 호조로 작용했다.
향후 물동량 증가 전망도 밝은 편이다. 주요 국가의 경기 회복 노력으로 3월에도 항공 화물 수송량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의 경기가 좋기 때문에 북미 지역은 더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항공 화물 업계는 다가올 운임 하락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항만 적체 정상화가 1~2개월은 걸린다는 전망이 있지만 4월초부터 반사 효과가 사그러 들것이라 예측되고 있다. 항공사들이 높은 운임 효과를 누리고자 차터기를 띄우면서 공급이 늘어난 것 또한 운임 하락의 가속화를 부추기고 있다. 미주 지역을 취항하는 항공사 관계자는 “북미 지역의 항공 화물 운임은 원래 낮은 편이었다. 서부 항만 적체로 인해 운임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기 보단 정상화가 된 셈”이라 밝혔다. 워낙 운임이 낮았던 탓에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것이지 결코 지금 운임이 고운임은 아니라는 것.
그나마 유럽 노선에 비해 공급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것이 미주 노선을 취항하는 항공사들에겐 한 줄기 빛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미주 항공 화물 시장의 경우 국적사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의 경우 여객기를 통해 화물을 수송하며 기타 항공사들은 소량 화물만을 수송해 유럽보단 경쟁이 덜 치열하다는 게 항공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주 노선을 취항하는 외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중동 항공사들이 유럽과 미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유럽에 비해 미국 노선 진출은 적은 편이다”고 밝혔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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