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7 16:04

기획/ 부산·인천항, 동북아 크루즈 주도권 경쟁 가열

6월11일 제1회 부산 국제 크루즈 박람회 개최
▲오는 7월 개장 예정인 부산국제여객터미널

아시아 최대 크루즈 컨벤션행사인 ‘제1회 부산 국제 크루즈 박람회’(Seatrade Cruise Asia, 이하 SCA)가 오는 6월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다.

이번 SCA의 부산 개최를 계기로 국내 크루즈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돼 부산항과 인천항의 세계 크루즈 유치는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역항인 부산항과 중국과 인접해 최근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천항은 화물 증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물론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부산항이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컨테이너화물을 넘어 해양관광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크루즈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두 항만의 치열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BPA, 급성장하는 동북아 크루즈 시장에 적극 대응

부산항과 인천항의 크루즈 경쟁은 일단 부산항이 한 발짝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부산항만공사(BPA, 사장 임기택)가 발표한 ‘부산항 크루즈 승객 현황’에 따르면 부산항을 찾는 크루즈관광객은 지난 7년간 1만4000여명에서 24만5000여명으로 약 16배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28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그 수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BPA는 부산항 크루즈관광 활성화를 위해 관계기관과 선사 등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부산항 크루즈 네트워크 협의체’를 지난해 발족, 본격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또 이들 관광객들을 위한 체험관광 등을 통해 부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과 크루즈 항만인프라의 지속적인 확충, 크루즈 육성법 후속조치 마련 등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부산항을 방문한 여행객들은 쇼핑, 관광명소 방문 등으로 짜여진 빈약한 프로그램에 불만을 나타내왔다. BPA는 여행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단순한 기항지 관광프로그램에서 벗어나 템플스테이, 다도체험 등 다양한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항만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2343억원을 들여 건립되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은 오는 7월 개장을 앞두고 있어 부산항을 찾는 관광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영도 국제터미널에 기항한 < 코스타 빅토리아 >호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은 부산 북항의 기존 3·4부두 일원에 10만t급 1개 선석을 갖춘 총 6층(지상 5층, 지하 1층)의 건물로 국제여객터미널동, 보세화물창고, 면세품인도장 등이 들어선 건축 연면적 약 9만3천㎡로 2020년 기준으로 연간 이용객 278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한다. BPA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기존 영도 크루즈부두를 8만t급에서 22만t급으로 확충하는 등 크루즈항만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급성장하는 동북아 크루즈 시장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과거 크루즈 관광은 선진국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으나 최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경제 급성장으로 크루즈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 크루즈시장이 2020년에는 세계 2위 크루즈시장으로 도약이 예상됨에 따라 BPA는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면밀한 협력을 통해 부산항을 동북아 크루즈산업의 중심항만으로 발전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BPA는 지난해 < 세월 >호 사고로 연기됐던 아시아 최대 크루즈 컨벤션행사인 ‘제1회 부산 국제 크루즈 박람회’(Seatrade Cruise Asia, 이하 SCA)를 오는 6월11일부터 13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최한다.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BPA는 부산시, 한국관광공사, 한국해양레저네트워크와 지난 4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SCA에서는 국내외 크루즈 선사 임원과 크루즈산업 관계자, 여행사 등이 참가해 부산 관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BPA는 지난해 3월 아시아 최대 크루즈 협회인 ACA(Asia Cruise Association)에 가입해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발과 발전 방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CA는 2009년 아시아 크루즈산업의 발전을 위해 대형 크루즈 선사와 아시아 주요국가의 관광진흥청 등 총 35개 회원이 가입돼 있는 아시아 최대 크루즈협회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각국의 크루즈 관련 규제완화와 크루즈산업 활성화 정책마련 등을 통해 아시아 크루즈 산업 진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다.

인천항 신 국제여객터미널 완공에 전력투구

인천항 역시 크루즈 관광객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올해 인천항에 입항하는 크루즈선은 사상 처음으로 연간 100척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올해 인천항에는 연말까지 151척의 크루즈 입항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92척 입항에 비해 64% 이상 증가한 수치로서 크루즈 관광객은 연간 3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IPA 역시 이러한 해외 크루즈의 한국 기항 확대를 지속시키고 선박과 관광객 유입에 따른 크루즈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는 가운데, 특히 크루즈 수요 증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인천항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 보하이크루즈社의 최고 경영자를 초대해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면밀한 협력의 시간을 가졌다.

또 IPA는 지난 16일 세계 최대 크루즈박람회인 ‘마이애미 크루즈 컨벤션(Cruise Shipping Miami 2015)’에 참가해 인천항 크루즈 선대 유치에 나섰다. 이번 컨벤션에서 인천시, 인천도시공사,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한국 홍보관’을 운영, 크루즈 기항지로서의 인천의 매력을 적극 알리고, 특히 동북아지역 선대투입 확대 계획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프린세스크루즈, 로열캐리비안크루즈, 영국의 커나드라인 등을 중심으로 인천항 기항 확대를 유도했다. 또 인천항의 크루즈부두 개발계획 과 현재 진행상황, 승객 만족도 제고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누며 동북아지역 신규 크루즈선대 투입을 고려하고 있는 선사도 적극 발굴해 인천항을 홍보하기로 했다.

2016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새 국제여객터미널이 완공되면 10만t급 이상의 대형 크루즈선 방문이 큰 폭의 증가세를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IPA는 새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 부두의 조기 개장을 통해 승객들의 편의를 돕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인천시 역시 새 국제여객터미널 완공에 맞춰 크루즈관광 활성화의 일환으로 올해 1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크루즈 인프라 확충과 관광활성화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부산에 이어 인천에 크루즈 선용품센터 설립을 위해 해양수산부 등과 적극 협의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인천항을 모항으로 하는 내국인 크루즈 관광상품의 개발과 국적 크루즈선사의 유치로 크루즈 산업의 중심지로 인식 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 조례 제정을 통해 인천항을 모항 또는 기항하는 크루즈선사들에게는 접안료 등의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내의 많은 항만 도시들은 해외 크루즈 모시기에 여념이 없지만 아직까지는 이들 크루즈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는 있는 실정이다. 기항지를 방문한 크루즈 승객들이 시내 구경 등 단순 관광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인해 지역경제에 별 도움이 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크루즈산업이 가진 장밋빛 미래에 큰 기대를 걸고 투자를 앞 다퉈 하고 있는 것이다.

강석환 부산관광협회 부회장은 “현재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는 크루즈 승객의 대부분은 자갈치시장, 범어사 등 지역 관광지 단순 구경 프로그램이 거의 대부분이기에 이들 승객들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 도입이 시급하다”며 “부산내 호텔 등 숙박업계와 연계한 지역투어 및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재 크루즈선사와 연계해 운영 중인 관광회사들이 대부분 서울에 소재한 업체들이기에 이들의 부산 지역관광 시설물 이용은 아주 제한적이며, 이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지역 경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크루즈가 부산항에 입항하면 승객들은 대부분 관광버스를 이용해 시내 관광에 나서는데  이들이 이용하는 관광버스 대여료조차도 부산시에서 부산관광협회를 통해 지원해주고 있어  막상 이들 크루즈선이 부산을 방문해도 지역내에서 사용하는 돈은 몇 푼도 채 되지 않다 보니 부산관광업계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푸념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강 부회장은 1천명의 크루즈 승객보다 비행기편을 이용해 방문한 백명의 관광객이 현재로는 부산 경제에 더 도움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 이어질 소지가 높기에 이들 관광객들의 구미에 맞는 관광 프로그램 구축과 지역 관광업체의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부산항과 인천항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만으로서 그 역할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갈수록 치열해져가는 국내외 항만 경쟁으로 인한 위기극복과 새로운 항만사업의 모색으로 지역내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펼치는 크루즈 산업은 지역 내에서 점차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크루즈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데다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굉장하기 때문에 부산과 인천이 크루즈산업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이와 같은 그들의 노력이 상호 과당 경쟁이 아닌 상생의 길이 돼 지역 내에서 크루즈 산업이 신 성장산업으로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각 도시간의 면밀한 협력을 기대해 본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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