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의 규모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한 조사업체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자상거래 규모는 2013년 기준 무려 1450조며 이중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규모는 36조에 달한다. 2015년이 시작된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규모는 40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다보니 전자상거래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는 다양한 전략을 세워 동종업계에서 경쟁력을 키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는 배송시스템을 특화시켜 고객잡기에 올인 하고 있다.
우선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간 배송 경쟁이 치열하다. 자전거를 이용한 배송을 뛰어넘어 드론 배송까지 전자상거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배송시스템 경쟁은 공룡기업 아마존이 스타트를 끊었으며, 구글, 알리바바도 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제는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대형 업체부터 작은 기업들까지 전자상거래 시장 쟁탈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전략과 새로운 방식을 찾던 업체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배송’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빠르고 효율적인 배송을 앞세워 고객 마음을 사로잡는 동시에 이윤창출도 이루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배송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주문부터 상품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 고객이 체감하는 전자상거래의 불편 사항을 없앤다는 것이다. 또 배송 시간에 민감한 신선식품 등으로 판매 상품군을 확대할 수 있어 사업 수익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아마존과 구글은 배송 혁명에 앞장서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 지역에서 신규 서비스 ‘프라임 나우’를 시작했다. 자전거 택배 등을 이용해 고객 문 앞까지 최단 1시간 내 상품을 배송하겠다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유료 아마존 프라임 회원 대상 이며 전체 제품이 아니라 샴푸 등 일상용품, 책, 가전제품 등으로 스마트폰 전용 앱을 이용해 주문이 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앱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이내에 배달하거나 ‘오후 2시 ~ 4시’ 등 2시간 단위로 배달시간을 지정이 가능하다. 1시간 이내에 배달은 유료로 7.99 달러이며 기타는 무료다. 미국은 배송이 늦은 나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이 같은 아마존의 서비스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짧은 시간 내 식료품 등을 배송하는 ‘아마존 프레쉬’ 서비스도 배송 가능 지역을 확장하며 사업을 넓혔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기업 구글도 쇼핑 분야에서 전자상거래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빠른 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상반기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서 ‘구글 익스프레스’ 시범사업을 시작해 지난해에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시카고 등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는 코스트코, 홀푸드, 토이저러스 등 대형 오프라인 소매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상품군을 넓혀, 미국 주요 도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계에 부는 ‘드론’ 바람
최근 드론은 전 산업분야에서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상거래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드론이 날아가 문 앞까지 상품을 배달한다는 아이디어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전 산업계에서 드론의 성장의 심상치 않다. 미 방위산업 시장분석업체인 틸 그룹에 따르면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연평균 8% 성장해 2022년에는 11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온라인 유통업체인 이베이에서만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동안 12만7000대가 팔려 나갔다. 중국 베이징시 기관지인 경화시보는 최근 “드론의 상업적 이용이 급증하면서 세계 드론 시장의 총 가치 규모는 2025년 710억달러(약 7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미국은 군사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 드론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상업용 드론시장 점유율(2013년 기준)은 미국 61%로 가장 높다. 미국 중부에 있는 오클라호마주가 ‘드론 산업의 메카’다.
중국은 광둥성 선전시가 드론 산업의 중심지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만큼 창의적인 젊은 인재들이 풍부하다. 2020년이면 중국 드론 시장 규모가 500억위안(약 8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대표적인 드론 제조 업체는 DJI다. 이 업체는 1000달러짜리 드론을 발 빠르게 출시해 저가 드론 시장의 1인자로 떠올랐다.
일본은 농업용 드론에 최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 야마하는 20년 전부터 농업용 드론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야마하는 일본 농림부의 의뢰로 198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농업용 드론인 ‘R-50’을 개발했다. 지난해 말까지 2400대 이상을 팔아 시장 점유율이 77%에 이른다.
전자상거래 배송 분야에서 ‘드론’ 도입에 불을 지핀 것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3년 12월 아마존 프라임 에어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후 타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드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개발을 펼치기 시작했다. 아직 아마존은 미국 내 규제로 인해 드론 배송을 시행하지 못했지만 인도, 영국 등 규제가 낮은 국가들에서라도 먼저 드론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구글도 최근 드론 배송을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첨단기술 개발팀인 구글X에서 ‘윙 프로젝트’로 불리는 드론 배송 기술을 시연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후발주자임에도 가장 먼저 드론 배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아직 특정 대도시에 한정된 시범 서비스에 불과하지만 드론을 실제 고객 배송에 투입한 것은 아마존보다도 앞서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 공식 블로그를 통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대도시에 사는 고객 450명을 대상으로 드론 배달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도 배송시스템 경쟁 치열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 역시 배송시스템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쿠팡은 최근 과다비용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빨리 배송해주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쿠팡의 채용 공고에 따르면 쿠팡맨은 260만~350만원의 월급을 받고 회사에서 1t 차량과 유류비를 따로 지원받는다. 700명에 달하는 쿠팡맨들이 월 300만원씩 받는다고 보면 인건비로만 월 21억원, 연 252억원이 나가게 된다. 차량 구입비와 유류비까지 포함하면 총 비용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이 이 같은 비용지출에도 불구하고 자체배송을 지속하는 이유는 배송 서비스 차별화를 통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며 기존 택배업체를 통해서는 차별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소비자들이 이 서비스를 통해 특정 상품에 대해 오후 10시까지 물건을 주문하면 다음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로켓배송’은 신속한 서비스 외에도 기사들의 친절함에 대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소비자들은 쿠팡의 신속한 배송서비스와 택배기사의 친절함에 감동하고 있다. 인천시에 거주하는 주부A씨는 “최근 로켓배송을 이용했는데, 택배기사가 ‘아기 키우시느라 밖에서 들꽃 한 번 보기 힘드시죠. 꽃을 좋아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예뻐 꺾어 왔습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꽃을 전달했다”며 “각박한 생활 속에서 잠시나마 웃게 해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한 네티즌은 “최근 빼빼로데이에 쿠팡을 통해 택배를 배송 받았는데, 택배기사님이 따로 빼빼로를 두고 가셨다며”며 “앞으로 로켓배송 되는 물품은 쿠팡에서 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쿠팡 택배기사의 섬세한 서비스에 감동한 사연을 올렸다. 그는 “쿠팡 택배기사님께 택배를 집 앞에 두고 가달라고 요청했는데, 택배기사님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알았는지 택배박스에 비닐을 씌워놨었다”고 설명했다.
주부A씨는 “지금까지 만난 택배기사님들 가운데 쿠팡 택배기사님이 가장 친절하다”며 “주변 친구들도 상품을 주문할 때 일부러 쿠팡을 통해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하는 2014 KCSI 조사 결과 오픈마켓 부문에서 6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11번가는 2008년 설립 당시 연간 거래액 4000억원에서 2013년 연간 거래액 5조원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토종 오픈마켓 강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11번가가 오픈마켓 강자로 자리매김한 데는 다양한 전략이 있었다. 매일 오전 11시 고객을 놀라게 할 만한 저렴한 가격에 추천 상품을 소개하는 ‘쇼킹딜11’은 이 분야 시장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동영상으로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을 실현한 것도 11번가의 경쟁력으로 한 몫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한 서비스가 배송지연 서비스다. 지난 2011년 오픈마켓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말 그대로 고객이 정해진 기간까지 제품이 오지 않으면 보상을 해주는 제도다. 고객이 상품 주문 결제일 이후 2일까지는 보상 대상이 아니며 3일 이후부터 보상 기간에 들어간다. 지연일이 늘어나면 보상액수도 늘어난다. 1일 지연 시 500포인트씩 제공된다. 이 제도는 고개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며 11번가의 성장을 이끌었다.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지마켓은 기존 SMS로만 발송하던 주문배송 및 쇼핑 정보 메시지를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는 ‘지마켓-카카오톡 주문배송 메시지 서비스’를 지난 2013년 2월 오픈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SMS 대신 MIM(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 채널을 주로 사용하는 고객들의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지마켓 고객은 원하는 쇼핑정보와 주문배송관련 메시지를 기존의 SMS가 아닌 카카오톡 내 지마켓 플러스 친구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지마켓 카카오톡 주문배송 메시지 서비스’는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함으로써 SMS의 80 byte 글자 수 제한이 없어 더 풍부하고 친근감 있는 정보 전달이 가능해졌다. 스마트폰 사용 고객의 경우 주문 결과에 대한 링크도 함께 전달되어 모바일 웹에서 본인의 주문 및 배송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고객 편의성도 높였다. 지마켓 관계자는 “모바일 유저층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국민 메신저로 등극한 카카오톡과 함께 고객맞춤형 메시지 서비스를 오픈했다”며 “쇼핑정보 선택의 폭을 넓히고 편의성도 높인 만큼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 지마켓과 옥션이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인기 해외직구 상품을 선보이는 ‘설 연휴에도 해외직구는 배송 중’프로모션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2월22일까지 진행된 이번 프로모션에서는 각종 해외브랜드 이슈상품 및 신상품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행사의 대표상품으로는 4개의 프로펠러로 원격 제어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에어드론’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이베이코리아에선 해외에서 판매중인 ‘LG 55/65인치, 삼성 55/60인치 스마트 LED TV’등의 전자제품과 뷰티용품부터 키덜트 용품, 패션잡화까지 인기 해외직구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전자상거래 활성화…국내 택배기업 동반성장
전자상거래에의 활성화에 힘입어 국내 택배업계도 덩달아 높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택배업 사상 최초로 하루 취급물량 500만 상자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2월23일 하루 취급물량이 511만 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택배업 역사상 개별업체가 하루 취급물량 500만 상자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5년 택배사들의 연간 취급량이 300~400만 상자 수준이었으니, 20여년 만에 연간 취급량을 웃도는 물량을 하루 만에 처리하게 된 셈이다. 511만 상자는 쌓아올리면 에베레스트 산(8848m) 173개 높이와 맞먹는다.
CJ대한통은은 이 같은 택배 물동량 증가의 원인으로 소비심리의 회복조짐, 온라인 유통채널에서의 선물 구매 증가 등을 꼽고 있다. 11번가,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이나 소셜커머스의 최근 설 기획전 매출은 전년대비 40~45% 가량 늘었으며, 생활용품 세트, 1~2만원대 가공식품 선물세트가 인기를 끈 것으로 전해졌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전년 대비 15.5% 가량 늘어난 연간 6억1700만 상자의 택배물량을 기록했으며 향후에도 온라인 쇼핑몰의 지속적인 성장과 소셜커머스 등 새로운 유통 채널의 활성화로 인해 택배 물동량 증가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CJ대한통운 외 국내 타 택배기업들도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인해 쏠쏠한 재미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택배기업들은 파트너사인 온라인몰에서 상품 주문량이 폭주하면 자연스럽게 택배물량이 늘어난다고 전했다. 최근 온라인 쇼핑 및 모바일 쇼핑의 이용자 증가와 해외 직구 열풍 등으로 인해 전자상거래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국내 택배기업들도 동반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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