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의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발주 위축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신용평가 노재웅 팀장은 최근 열린 ‘제1차 KIS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유가 상승세의 전환 없이는 해양플랜트 발주 위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3분기 국내 대형조선업체는 저가수주와 운전자금 소요로 인해 확대된 재무부담으로 몸살을 앓았다. 현대중공업은 플랜트와 조선 부문 충당금으로 인해 영업손실 1조9346억원을 기록했으며,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반잠수식 시추선 충당금이 추가되며 48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2년 이후 일부 해양플랜트 손실이 반영됐으며, 삼성중공업 역시 해양플랜트 충당금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노 팀장은 선수금 유입이 많았던 현대중공업 계열은 차입금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대우조선해양은 운전자금 소요로 재무부담이 대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추진시 자사주 매입 부담이 발생했다며 업체별 차별화가 보이는 재무부담을 짊어졌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향후 키포인트와 관련해 노 팀장은 플랜트부문의 추가비용과 조선부문의 수익성 회복여부, 정유부문의 재고자산 관련 평가와 유가 변동성에 따른 수익성 및 운전자금 변화를 제시했다. 삼성중공업에 대해선 해양부문의 추가비용 발생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재추진 여부 등을 꼽았다.
국내 조선업의 향후 전망이 밝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상선 발주는 둔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노 팀장은 2013년에 일부 회복됐던 상선 수주가 둔화되고 있으며 가스운반선 호황은 단기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약세로 인해 해양플랜트의 발주 역시 줄어들며 향후 국내 조선업체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 팀장은 유가하락으로 셰일, 극지, 심해 등 오프쇼어 투자 위축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드릴십과 잭업리그의 용선비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조선 시황에 그늘을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조선업의 성장도 국내 조선업황 회복의 걸림돌이다. 중국의 신규 수주량은 나날이 확대되고 있으며, 가스운반선과 해양플랜트을 바탕으로 제작경험을 축적하며 수주잔량을 늘리고 있다. 클락슨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의 가스운반선 수주잔량은 120만CGT(수정환산톤수)에서 2014년 250만CGT로, 해양플랜트는 2012년 310만CGT에서 2014년 350만CGT로 확대됐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노 팀장은 “현재의 경제성장률에서는 상선 교체수요가 호황기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운과 유전·가스전 개발산업의 업황회복은 경제성장 및 유가의 반전을 전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내 조선업의 가격과 기술경쟁력 확보가 수반돼야 한다”고 밝히며 “중국의 성장으로 좁혀진 기술격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근원적인 경쟁력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