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자체배송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택배가 편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로켓배송’과 ‘쿠팡맨’ 등을 앞세워 자체배송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배송차량은 지난해 300대 수준에서 최근 900~1000대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이 정도 규모는 중견택배업체가 보유한 차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다만 쿠팡이 직접 배송에 나서는 제품은 생활용품, 애완동물용품 등으로 제한적이다.
쿠팡의 자체배송에 대한 택배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쿠팡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교묘하게 피해 ‘편법’으로 운송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7일 택배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선보인 로켓배송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동이다”며 “직접 물품을 제조하거나 생산하지 않는 전자상거래 업체가 물품을 매입한 뒤, 자사 물건이라는 이유로 직접택배에 나서는 행동은 ‘편법’ 행위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그는 “현재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도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물건을 매입해 배송하고 있지만, 영업용 번호판을 부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자체배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명시된 사항에 위배되는 것 없이, 우리 물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인도하기 때문에 문제되는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며 “우리는 현재 자체배송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자체물량 이외에는 배송할 생각이 없으며, 자체배송은 서비스 고도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의 로켓배송은 적자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쿠팡은 계속해서 자체배송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이제 유통업체들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은 ‘배송’이다”며 “쿠팡이 자체배송을 강화해 나가는 것도 이러한 측면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쿠팡이 자체배송에 나선 이유도 기존 택배사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쿠팡 김범석 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4년 전 회사를 세우고 보니, 고객 불만은 대부분 배송 관련이었다. 늦고 불친절하고 포장도 엉망이었다. 그래서 고객의 마음을 사려면 직접 배송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자체배송 강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쿠팡이 자체배송을 영위하는 것은 법률상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면서, 쿠팡이 자체배송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역시 “법률상으로는 쿠팡의 자체배송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도 업계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실제 문제가 있는지 면밀하게 검토해볼 필요성은 있다는 입장이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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