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6 11:23

중소조선소 3분기 실적 암울···‘고작 7척 수주’

누적 건조량 전년 대비 49% 감소
국내 중소조선소가 올해 3분기 매우 저조한 수주실적을 기록하며 쓴맛을 다셨다. 특히 3분기에 단 7척만을 수주한 중소조선소의 누적 수주량(1~9월)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나 감소했다. 벌크선과 중소형 탱커 수주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과 엔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 조선소들의 약진이 국내 중소조선소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누적 건조량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

중소조선소의 누적 건조량(1~9월)은 반토막에 가까운 감소율을 보이며 어두운 그늘이 드리웠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중소조선소의 누적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221만DWT(재화중량톤수)로 집계됐으며. 3분기 건조량은 전분기 대비 42% 증가한 86만DWT를 기록했다. 누적 건조량 감소와 관련해 한국수출입은행 양종서 연구원은 생산인력 수급의 불안정성과 조선소의 기술적 문제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중소조선소의 누적 수주량 역시 전년 대비 30% 급감하며 좋지 못한 시황을 연출했다. 3분기 국내 중소조선소의 누적 수주량은 131만CGT(수정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했다. 누적 수주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 감소한 25억달러로 추정된다. 수주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선가의 수준이 지난해 보다 높아 수주액 감소는 소폭으로 나타났다.

3분기까지 중소조선소의 수주액 비중은 전체 국내 수주액의 11%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양 연구원은 “지난해 PC(제품운반선)선 시장의 호조로 PC선의 비중이 크게 높았으나 올해 PC선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위축되면서 3분기까지 벌크선과 탱커의 비중이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중소조선소의 수주잔량은 9월말 기준으로 약 439만CGT로 집계됐으며, 전분기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3분기 수주가 저조한 수준을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수주잔량이 감소하지 않은 것은 건조실적 역시 부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중소선박 시장에서 벌크선과 중소형 탱커의 발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전세계 벌크선 수주량은 897만CGT로 전년 동월 대비 18.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프라막스급 이하 탱커의 전세계 수주량 역시 303만CGT로 39.3% 떨어졌다. 지난 분기에 이어 3분기 전세계 수주량은 더욱 감소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전 세계 중소형 컨테이너선의 3분기 누적 수주량은 소폭 줄었다. 핸디급(2천TEU) 이하의 3분기 누적 수주는 전년 동기 31척에서 2척 감소한 29척으로 집계됐다. 파나막스급 이하(2천~4천TEU 이하)의 경우는 전년 동기 32척에서 5척 감소한 27척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주실적에 비해선 감소했으나, 감소폭을 감안할 때 벌크선이나 중소형 탱커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조선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소형 MR탱커의 발주량이 많아 올해 수주계약이 줄었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4분기 중소조선 시황 개선 전망

올해 4분기는 탱커류를 중심으로 한 발주가 늘어나며 시장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벌크선 시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많은 발주가 진행됐기 때문에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연구원은 “벌크선은 규제회피와 에코십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올해초까지 양호한 시황을 이끌어왔지만 유가하락 등으로 시장회복 기대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품운반선 등 탱커류는 근본적인 수요가 뒷받침되는 상황이라 극심한 침체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 연구원은 “벌크선 보다는 탱커류 위주의 영업전략이 필요한 시기”라며 “보조적으로 중소형 컨테이너선 시장에 대한 공략도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분기 벌크선의 주요 선형별 신조선가는 모든 선형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3분기 신조선가는 전분기 대비 4% 하락한 5500만달러, 파나막스는 0.8% 뒷걸음친 31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핸디막스 벌크선은 1.1% 하락한 2350만달러를 기록했다.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9월 138포인트로 전분기 말 대비 2%p 하락해 지난해 2분기 이후 상승했던 신조선 가격이 5분기만에 하락 반전했다. 양 연구원은 “3분기  수주감소에도 불구하고 조선소들의 수주잔량이 어느 정도 확보돼 있고 선가가 아직도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신조선가의 하락폭은 제한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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