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9 11:12

부산신항에 연 200척 능력 대형수리조선소 들어선다

국내 최초 3만t급 이상 수리조선소 건립
65만4천㎡로 규모 2배 늘려…신항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

부산 신항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비장의 카드로 평가받고 있는 수리조선소가 당초 계획보다 대폭 확장된 형태로 지어질 예정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부산 신항이 위치한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에 건립되는 수리조선소 민자 사업의 규모를 대폭 확대해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16~2020년)에 반영키로 했다.
 
당초 대형수리조선소는 부산 신항 남컨테이너터미널 부지에 34만8000㎡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수부와 부산시는 최근 수리조선업계 등과의 논의를 통해 부지 면적을 65만4천㎡(약 20만 평) 규모로 2배 가까이 늘려 대형 선박의 수리가 가능토록 했다.
 
선박 계류 및 수리에 필수적인 시설인 안벽과 드라이 독 설비도 확대됐다. 안벽은 3선석(선석 각 400m)에서 5선석(400m 4선석, 300m 1선석)으로, 드라이 독은 2기에서 4기로 늘어나게 된다.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커지면서 연간 선박수리능력 역시 3만t급 이상 선박 85척에서 200척으로 크게 증가하게 됐다.
 
수리조선소 건립은 예전부터 부산 항만관계자들이 절실히 요구한 사항으로, 부산항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었다.
 
지난 2006년 개항한 부산 신항은 매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항의 성장에 따라 입항하는 선박 척수 증가와 선박의 대형화 역시 함께 이뤄져 지난해에는 평균 7000TEU급, 7443척의 선박이 부산 신항을 이용했다.

이처럼 부산 신항이 국제적인 항만으로 발돋움했음에도 대형수리조선소가 전무해 신항을 드나드는 선박들은 수리 시 중국이나 싱가포르를 이용하는 등 시간 및 비용 측면에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선박수리 조선소가 80여 곳 있지만 대부분 중소 규모로 3만t급 이상 대형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조선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실정이다.ㅣ
 
결국 부산시는 지난 2007년 수리조선단지 추진협의체를 만들어 수리조선산업 육성 계획의 첫발을 뗐으며 2년 뒤인 2009년 정부는 국가 기본계획에 부산항 내 수리조선단지 건립 계획을 반영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사업이 시작도 되기 전에 벽에 부딪혔다. 2011년 6월 부산해양항만청의 통항시뮬레이션 결과 신항 남컨테이너터미널 인근의 기존 사업 예정지에 수리조선소를 건설할 경우 선박통항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사업 추진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하자 정부는 해양수산개발원(KMI)의 연구용역을 거쳐 2012년에 부지를 기존 예정지 아래인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백옥포 일대로 옮겨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선회, 문제를 해결했다. 추진 과정에서 사업 규모도 당초 계획에서 크게 확대했다.

해수부는 이 사업이 올해 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반영되면 내년 민자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수리조선소는 기획재정부의 적격성 심사를 거친 뒤 2017년 착공해 2020년께 준공될 전망이다.

 
▲가덕도에 들어설 대형수리조선소, 해경 정비창 위치도


또 현재 다대포에 위치한 해경 정비창 역시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따라 대형수리조선소 예정지 아래로 이전하게 된다. 2550억 원의 예산이 드는 해경 정비창은 16만2000㎡ 부지에 드라이 독 2기와 안벽(1460m) 등의 시설로 들어설 예정이다.

그동안 부산항을 이용하는 많은 선사들은 선박을 수리할 마땅한 시설이 없어 큰 불편을 겪어왔다. 특히 세계 각국 항만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많은 항만들은 설비 확충과 수리시설 보유, 배후단지개발 등을 통해 항만 경쟁력 제고에 혼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는 와중에 부산항의 선박수리시설 부재는 항만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평가됐다.
 
이번 사업은 3만t급 이상의 선박을 수리하는 국내 유일의 대형수리조선소를 건립하는 것이어서 부산항 항만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부산항 관계자는 “대형선박 수리시설은 입항 선박의 편의성 제공과 항만의 부가가치 창조, 관련 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등 여러 측면에서 많은 이득을 줄 수 있는 사업이기에 이번 사업의 본격 추진이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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