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아프리카항로는 12월 크리스마스시즌을 겨냥한 아이템들이 대거 수출되는 9~10월이 성수기에 속하지만 올해는 기대만큼의 수출 물량이 채워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초부터 좋지 못한 시황을 보인 서아프리카항로는 남은 하반기에도 회복세를 시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제품과 중고차 수출이 주류를 이루는 서아프리카항로는 최근 물동량 약세를 보이며 평균 운임이 1천달러 중반까지 내려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수출량이 많았던 중고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릿수의 물동량 감소세를 보였다. 중고차 수출 물량이 급감한 이유는 비자제한과 환율 불안정, 아프리카 국가의 자동차 소비량이 현저히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서아프리카로 주로 수출되는 품목인 헌옷과 석유화학제품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물동량을 유지하고 있거나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아프리카를 취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나이지리아, 토고, 가나 등으로 수출되는 중고차가 평소에 비해 급감한 것이 서아프리카 전체 수출 물동량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평소 물량 변동폭이 작았던 동아프리카는 최근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물량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 관계자는 “탄자니아와 케냐를 중심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수출 물량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히며 “중국에서 나오는 물동량이 많아 한국에서의 선복이 부족할 정도”라고 밝혔다. 동아프리카는 물량이 갑자기 급증하지 않고 꾸준히 수출되는 항로로 물량이 증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임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아프리카의 운임과 물동량 모두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한 1200~1300불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에 좋지 못한 시황을 보인 남아프리카는 성수기를 맞아 어느 정도의 회복세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남아프리카로 주로 수출되는 페이퍼와 전자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했지만, 철강과 자동차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바이러스는 정정불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아프리카의 불안요소를 여전히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들에게 아프리카는 통화 불안정, 인프라 부족, 내전 등은 고질적으로 떠안아야 할 위험변수다. 선사 관계자는 “에볼라바이러스 발생 이후 한국에서 비자발급이 강화되며 아프리카 현지 바이어들이 국내로 못 들어오고 있고 기존에 있는 바이어들만 수출 물량을 작업해 아프리카로 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는 주요 제품군의 현지 수요가 성수기에 발 맞춰 얼마나 회복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전체 시장의 성장세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석유화학제품과 헌옷을 아프리카 지역에 대규모로 수출하는 중국의 하반기 전망에 대해 선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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