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닝보·저우산항의 물동량은 450만2천TEU를 기록하며 443만TEU를 기록한 부산항에 앞섰다. 물동량 증가율도 부산항이 전년 대비 1.4%을 기록한 반면, 닝보·저우산항은 8.2%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10년간 닝보·저우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연평균 증가율은 13.5%로 같은 기간 중국 전체 및 상하이항, 선전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현재와 같은 물동량 상승세라면 세계 5위의 컨테이너항으로의 등극이 예상된다. 닝보·저우산항이 이처럼 빠른 물동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뛰어난 항만입지환경…연평균 작업일수 350일에 달해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중국연구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닝보·저우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었던 이유로 ▲항만 입지환경 ▲닝보시의 대규모 항만건설 프로젝트 ▲교통인프라 개선 ▲닝보항의 다양한 항로 네트워크 ▲항만효율과 서비스개선 등을 제시했다.
중국연구센터 김범중 센터장에 따르면 닝보항은 중국에서 손꼽히는 항만 입지환경을 자랑한다. 특히 닝보항은 4m에서 33m에 달하는 안벽 수심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선박들의 입항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저우산군도를 비롯한 많은 도서들이 병풍역할을 하고 있어, 바람, 파도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며 기후여건도 좋다. 연평균 350일이라는 작업일수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이는 280일 정도로 추정되는 상하이항을 크게 웃돈다.
닝보시의 대대적인 항만건설은 닝보항의 빠른 물동량 증가를 불러왔다. 특히 2000년대 베이룬, 따세, 츄안산 항만구역의 컨테이너 터미널이 속속 운영되면서 컨테이너 물동량의 급속한 증가를 가져왔다. 항만건설과 함께 닝보시와 주변지역을 연결하는 교통인프라도 빠르게 개선됐다.
그중 2008년 항저우만을 가로지르는 36km의 ‘항저우만 대교’의 건설은 닝보와 상하이, 장쑤성 남부의 연계능력을 크게 제고시켜, 닝보항의 경쟁력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닝보항은 지난해 베이룬항 철도역의 컨테이너 연처리능력을 20만TEU로 확장시켰고, 중국 12개 도시와 육·해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닝보~신장 우루무치 주1편의 육·해상 노선이 개통됐고 향후 신장 아라선커우, 훠얼궈스 등 변경지역까지 운행을 계획 중에 있다. 도로, 철도 네트워크의 개선과 더불어 지난해 12월 닝보와 항저우를 잇는 항용 운하도 전구간이 개통되면서, 닝보항의 새로운 물류루트가 됐다.
닝보항의 다양한 항로 네트워크는 내수와 환적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를 가져온 것으로 파악된다. 2013년 말 기준, 닝보항은 235개 항로를 운영하고 있으며, 원양 간선항로 117개를 중심으로 66개의 근해항로, 52개의 내수무역·피더항로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동력확보를 위해 닝보항은 적극적으로 내수 컨테이너 항로를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항로 네트워크가 다양화되며 닝보항의 환적 컨테이너 물동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 닝보항은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있으며 항만홍보, 운임 컨설팅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닝보항 입지 앞으로 더욱 부각돼
현재 닝보시 동남쪽에 위치한 메이산섬은 2008년 상하이 양산, 톈진 동장, 다롄 다야오완, 하이난 양푸에 이어 중국의 5번째 보세항구로 지정됐다.
특히 저장성은 ‘닝보 메이산 국제물류산업집결구 발전계획’을 발표하며, 메이산섬과 육지 해안지역을 물류산업, 첨단 제조업, 사무, 관광 등이 복합된 산업 배후단지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닝보항은 크게 용강 항만구역, 용강 하구의 쩐하이항, 닝보항의 핵심 항만구역인 베이룬항, 따세섬에 위치한 따세항, 츄안산반도에 위치한 츄안산항, 보세항구가 설립된 메이산섬의 메이산항 등 총 8개의 항만구역으로 구분된다. 그중 츄안산과 베이룬항은 컨테이너화물 허브로 지난해 닝보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76%가 이 주 지역에서 처리됐다.
메이산항은 2030년까지 11개의 7만~15만t급 컨테이너 전용선석이 건설될 계획이며, 현재 5개 선석이 완공돼 올 하반기에 모두 운영될 전망이다. 현재 메이산항 건설에는 닝보항그룹 외에도 머스크, 싱가포르항만공사(PSA), 차이나쉬핑 등이 투자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김범중 센터장은 “평균 수심 15m의 우수한 항만환경과 보세항구의 정책지원을 바탕으로 향후 대형선박을 중심으로 한 닝보항의 ‘원양 간선항로’ 허브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향후 상하이가 산업고도화의 기치 아래, 고부가가치 해운물류서비스에 집중하고, 원양화물의 창고역할을 강화한다면 항만도시 닝보항의 입지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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