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현상으로 대일 수출기업들은 부정적 영향을 받은 반면 제 3국 수출기업은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11일부터 24일까지 ‘엔저에 따른 수출기업 영향’을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무역협회 회원사 중 2013년도 50만달러 수출업체 1500여개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일본이 주력시장인 수출기업들은 대부분 엔저의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총 응답 기업의 92.6%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7.4%는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일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거나 일본의 수입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일 수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취임한 지난 2012년 12월 엔화는 100엔당 1288원이었다. 그러나 올 2월 1047원으로 엔화 대비 원화가 23% 절상되면서 대일 수출기업 10개사 중 9개사가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대일 수출기업은 엔화의 결제 비중이 높다. 2012년 51.4%에서 2013년 46.9%로 다소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달러 기준 수출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한해 일본 내수는 호조를 보였으나 엔저로 인해 달러 기준 수입액은 감소했다. 달러 기준 일본의 수입 증가율은 2012년 3.5%에서 2013년 6%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품목에서 대일 수출은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대일본 수출 증가율은 2012년 12월 -18.1%로 마이너스대에 돌입했으며 올 1분기 역시 -10.7%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 비중 또한 2011년 7.1%에서 2013년 6.2%로 줄었다.
일본을 제외한 제 3국 수출 기업들은 15.6% 만이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무선통신기기 등은 수출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답변이 85%를 차지했다. 위 제품들은 품질 향상과 경쟁력 강화로 엔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박, 기계류, 석유제품은 엔저로 인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25% 이상을 차지했다. 부정적 영향을 받은 지역에 대해서는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국이라는 응답이 38.1%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중동(21.8%), 동남아시아(14.2%), 중국(11.3%), 중남미(5.4%)로 나타났다.
제 3국 수출기업은 응답 기업의 21%가 동종 업계 일본 기업들의 수출 가격 인하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일본 기업들의 수출 가격 인하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기계류와 석유제품의 일본 기업의 수출 가격 인하 경험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응답 기업들은 엔화 약세에 대한 대책으로 품질 향상 및 신제품 개발, 원가 절감, 수출가격 인하, 신규시장 개척을 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 향상 및 신제품 개발을 대책으로 응답한 기업이 32.1%로 나타났으며 원가 절감은 28.5%, 수출가격 인하는 17.5%로 나타났다. 응답업체의 7.3%는 아직 대책 마련을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무역협회는 이에 대해 “엔저 대응책으로 대일 수출 기업에 대한 환율안정과 금융 및 마케팅 지원을 확대하고 제 3국 수출 기업에 대해서는 R&D 지원, 유망시장 정보 제공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중장기적으로 일본 기업들의 장기 투자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기업의 신제품 개발, 품질개선, R&D 확대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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