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8 09:53

베트남 항공 화물 시장, ‘빛 좋은 개살구’

수출 화물, 해상수송 전환으로 ‘난항’

>>> 작년 한해 우리나라 항공물동량은 전년대비 0.7% 증가한 349만t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연이어 지속된 감소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증가세에 돌입한 것이다.

물동량 성장배경에는 동남아, 중동, 중국 화물 수송량의 증가가 큰 몫을 했다. 신흥시장 동남아는 작년 한해 국제선 지역별 화물수송 실적비중에서 총 28.5%을 차지해 2012년 27.8%에 비해 비중이 늘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의 공장 이전으로 더 각광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7년까지 항공화물처리 물동량을 301t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국제항공물류 강화 방안’에서 베트남 등 신흥국가의 화물 운수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이러한 움직임에 맞춰 항공사들은 베트남 취항을 점차 늘려 가는 중이다. 항공사들의 공급 증가와 함께 화주들이 항공 수송보다 해상 운송을 선호하면서 베트남을 취항하는 항공사들은 화물칸 채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요만큼 늘어난 공급 탓에 체감시황 어려워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성 옌퐁공단에 세계 최대 휴대전화 공장을 세우고 휴대전화 1억 2천만대를 생산 중이다. 이로 인해 베트남 하노이로 가는 항공 화물은 ‘삼성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노이로 향하는 한국발 항공화물은 한 달에 약 3000t 정도로 추정되며 삼성 물량이 이중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 졌다.

삼성은 3월초 타이응엔 성옌빈 공단 부지에 제 2 휴대전화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제 1공장과 마찬가지로 2공장 역시 1억 2천만대의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어 베트남 지역에서 생산될 휴대전화 물량은 총 2억4천만대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로 가는 항공 물량 또한 당분간은 ‘청신호’를 보일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베트남을 취항하는 항공사 관계자들은 마냥 호조만은 아니라 답하고 있다. 우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노선이 각광 받으면서 잇따라 항공사들이 취항해 공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인천-하노이 노선을 주 7회에서 11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인천-다낭 노선 또한 주 4회에서 7회로 증편한다.

급성장하고 있는 LCC(저비용항공사) 또한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으로 앞다퉈 신규취항 하고 있다. 베트남의 LCC 비엣젯항공은 올해 인천-하노이를 주 7회 운항하는 신규 노선을 개설할 계획을 밝혔다. 국내 LCC 또한 중소화물을 수송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세운 저비용 항공사 육성 정책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차츰 발을 넓히고 있는 추세다. 베트남을 취항하는 항공사 관계자는 “LCC는 비행기종 자체가 규모가 작기 때문에 눈에 띌 정도로 큰 수송량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LCC의 등장으로 인해 조금씩 시장의 파이가 나눠지는건 사실”이라 밝혔다.

최근 베트남을 취항하는 항공사들의 고민은 베트남으로 물량을 보내는 화주들이 항공보다 해상수송을 더 선호한다는 점이다. 삼성 휴대전화 공장이 들어서 있는 하노이의 경우 아직까지는 항공을 선호하지만 다른 지역은 이미 운임이 더 저렴한 해운 쪽으로 물량이 몰리고 있다는 증언이다. 특히 페브릭이 주로 나가는 호치민의 경우 대부분의 물량이 해상을 통해 수송되고 있다. 베트남을 취항하는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우 해상 수송 또한 빠른 시일 내에 갈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운임이 비싼 항공보다는 조금 느려도 저렴한 해운 쪽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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