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BPA)의 신임 운영본부장 자리에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가 내정돼 업계가 떠들썩하다.
울산항만공사(UPA)와 인천항만공사(IPA)도 해당 임원에 정치권 인사 낙점으로 지역 내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나 이번 BPA 운영본부장 인사가 주는 충격에 비하면 대체로 잠잠한 편이다.
BPA는 지난해 12월5일 임원(운영본부장, 건설본부장 각 1명씩) 채용공고를 통해 해당 인원 선발에 들어갔다. 이후 신임 운영본부장 공모에 후보 3명을 추려 해양수산부를 거처 청와대 인사검증 결과 정치권 출신 인사인 박충식씨가 내정됐다고 밝혔다.
BPA 운영본부장은 부산항의 항만운영과 물류정책 수립·시행하고 항만물동량 창출과 생산성 제고, 항만시설의 전반적 관리 운영 등을 책임지는 핵심 임원이다. 현재 황성구 운영본부장이 지난해 3월말로 3년 임기가 끝났지만 정부의 공기업 인사가 늦어지면서 지금까지 업무를 계속 수행해 왔다.
이에 BPA는 운영본부장직에 최적의 임원을 뽑고자 항만위원 6명을 포함해 총 8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3명의 후보자를 선별해 해양수산부를 거쳐 청와대 인증을 통과한 박충식씨가 내정됐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박충식 내정자가 항만물류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민심의 허탈감은 크다.
박 내정자는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직능총관본부 팀장을 지낸 경력에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국회의원 보좌관 및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나서는 등 정치권 인사로 알려져있다. 항만 물류에 해박하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들어와야 하는데 정치권 인사가 내정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부산항은 세계 5위의 컨테이너항만으로 동북아 중심허브항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현안 문제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북항 재개발사업과 올 상반기 중 본격운항으로 우리에게 큰 골치로 다가올 P3 운항 등 크고 작은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게 부산항의 현실이다.
이러한 중대한 시점에 항만전문가가 아닌 정치권 낙하산 인사로 인해 부산항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많은 이들의 지적이다.
특히 BPA는 채용공고에서 운영본부장 자격요건으로 부산항을 경쟁력 있는 동북아 해운물류 중심기지로 육성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물을 모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이번 내정을 통해 보기 좋게 깨졌다.
물론 아직 박 내정자가 공식 업무에 나서지 않았기에 그가 가진 역량을 아무도 알 수는 없다. 또 그만이 가진 정치 경험을 통해서 부산항을 더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BPA 관계자는 “박 본부장이 항만물류업계에 경험이 없는 것은 사실이나 그동안 맡아 온 국회에서의 업무를 바탕으로 국회업무 및 항만물류관련 법안 마련, 대 정부활동 등을 통해 회사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BPA 핵심 임원에 대한 정치권 출신 인사가 전 세계에 불붙은 항만 순위권 다툼과 BPA의 글로벌화에 어떠한 결과로 다가올 것인가에 다들 주목하고 있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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