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이상하게 활발한 신조선 시장. 올해의 주역은 지금까지 투기적 기업을 포함한 유럽선주와 일본조선소들이다. 공급과잉에 의한 해운의 시황침체라는 기초여건(펀더멘틀)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7월의 전 세계 신조발주는 2012년과 비슷한 1000척에 달했다. 무엇이 신조발주를 활발하게 했을까? 발주 러시는 계속 이어질 까?
신조선 시장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신조선 신규거래 자체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극도로 침체돼 있었다. 2008년 가을 리먼쇼크로 타격을 받은 조선시장에선 한국과 중국의 설비 증강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표면화 됐다.
수요 측면에서 해운은 시황폭락 후에도 계속되는 신조선 인도로 공급과잉은 오히려 더 심해졌으며 현재도 해운 불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 벌크선의 신조선가가 전반적으로 점차 상승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저공비행을 하고 있기에 조선 불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
"환율은 1달러=100엔까지 돌아왔지만, 현재 선가에서 이익을 보는 조선사가 있을까요. 한국 중국의 조선사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일본내 조선사 대표는 올해 발주 증가를 환영하면서도 낮은 선가에 대해선 한숨을 지었다.
올해의 신조 발주는 벌크선 유조선 컨테이너선의 해운 주요 세 부문에서 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만 유조선 부문 주력이었던 MR(2만5천~5만t)급 석유제품운반은 현재 주춤한 상태다.
세 부문의 공통점은 가까운 미래에 시황이 회복될 걸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4년에 걸친 해운·조선의 불황으로 신조발주잔량이 감소하고, 고령선의 폐선도 진행되고 있어 전세계 선주들 사이에서 시황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조선사들은 지난해까지 1달러=80엔대 안팎의 엔(円)고 국면에서 신조선을 수주하면 수주할수록 적자 폭이 늘어나는 어려움을 겪었다. 과거의 흑자수익을 신조선 수주에 따른 손실충당금으로 계상하지 않으면 안될 지경이었다. 일본 조선소들은 최소 규모로 신조선 수주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12년 말 이후 엔화가 약세를 띠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거기다 조선 불황기에 등장한 에코십(친환경선박)은 수요를 환기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 에코십은 신조선가 상승과 전혀 연관이 없지는 않으나 침체된 시장에서 기본적으로 신조상담을 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 되고 있다. 에코십 디자인을 내걸고 일본조선소들은 작년 말 이후 지속적으로 신조상담을 하고 있다.
일본 조선사의 영업담당자들은 상담을 위해 만난 수많은 유럽선주에게서 같은 말을 되풀이해 들었다. “중국에서 만든 배는 질렸다. 이제 중국에서는 (신조선을) 만들고 싶지 않다.”
에코십과 엔저, 해운시황 회복기대, 중국 조선에 질린 선주 등의 요인이 일본으로 신조발주가 쇄도하는 이유인 것이다.
4년에 걸친 사상 초유의 엔고현상으로 조선 불황이 계속돼 일이 없어지는 공포감을 40년만에 느낀 조선사들은 각 선사 나름대로 조선 철칙을 머릿속에 새겨뒀다. “신조선은 잡을 수 있을 때 잡아라.”신조선 시장 관계자의 말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일본해사신문 7.30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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