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최장 만기 5년에 달하는 초장기 기업어음으로 무려 5천억원을 조달하며 사상 처음으로 잔액 1조원을 돌파했다. 공기업과 금융사를 제외한 민간 일반 기업 중에서는 세번째 ‘기업어음 1조 클럽’ 가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두 번의 수요예측에서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며 대규모 미배정이 발생한 전력이 있다. 발행 절차가 간단하고 비용부담도 적은 장기 기업어음으로 눈을 돌린 이유 중 하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월1일 만기 3년물 3천억원, 5년물 1천억원 등 초장기 기업어음 총 4천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4월2일에도 5년물로 1천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3년물 매출금리는 2.8%, 5년물은 3% 안팎으로 알려졌다. 동일 만기 회사채 개별 민평보다 10bp 이상 낮은 초강세 발행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기업어음 발행이 거의 없던 기업이다. 2008년 이전까지 조선업 장기 호황으로 기업어음은 물론 채권 등을 통한 조달도 많지 않았다. 2011년 8월 1천억원 발행이 처음이고 이마저도 한달안에 전액 현금상환했다. 지난해 3월 2천억원, 9월 1500억원 역시 만기 1~3개월로 단기 자금 수지를 맞추는 데만 사용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기업어음 활용도가 부쩍 높아졌고 만기도 길어졌다. 1월28일 3개월물 2천억원을 발행하며 시동을 걸었고 같은 달 31일 4개월 짜리로 2천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3월4일과 5일 6개월물로 총 2천억원을 마련하는 등 점점 긴 만기로 순발행 규모가 더욱 확대했다. 이달 들어서는 최장 5년에 달하는 장기물 5천억원까지 합쳐 잔액을 1조 1천억원으로 늘렸다.
현재 일반 민간 기업(금융사, 공기업 제외) 중 기업어음 잔량이 1조원을 넘는 곳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뿐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신용등급이 ‘AA-’로 비교적 높긴 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회사채로 조달하기에는 투자 수요가 넓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해 장기물 기업어음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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