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견 벌크선사인 산코(三光)가 해운 불황의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지 못하고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사업재생ADR(재판외 분쟁 해결)을 통해 기업회생을 꾀해오던 산코기선은 2 일 오전 도쿄 지방법원에 회사갱생법(법정관리) 적용을 신청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산코기선은 지난 3월 사업재생 ADR을 제3자 기관에 신청하며 재건을 도모했다. 하지만 주력선박이 해외 선주사에 압류당하는 등 고객 이탈이 심해진 데다 벌크선 시장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법정관리 신청으로 방향을 바꿨다.
산코기선은 지난 5월 미국 볼티모어항에서 5만1천t(재화중량톤)급 벌크선 <산코미너럴>(Sanko Mineral)호가 압류된 뒤 화물 수송 불능상태에 빠졌으며 심각한 화주 이탈에 직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단기수송 위주인 이 회사 특성상 최근의 벌크선 시장 불황을 이겨내긴 힘겨웠던 것으로 판단된다. 사업재생 ADR 신청 당시 케이프 사이즈 운임이 일일 3 만달러를 전제로 흑자전환 계획을 짰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케이프사이즈 운임은 1만달러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산코기선은 올해 3월 끝난 2011 회계연도에서 매출 995억엔 순손실 1103억엔을 기록했다.
산코기선의 부채 총액은 1558억엔(약 2조18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은행 10곳에 290억엔의 부채를 안고 있다.
산코기선은 지난 1985년 8월에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적이 있다. 첫 법정관리 당시 부채총액은 전후 최대인 5200억엔(약 7조2800억 원)에 이르렀다. 1998년 갱생 절차를 끝내고 사업을 축소하며 회사 성장을 도모했으나 14년 후 세계적인 해운시장 침체로 두번째 회사파산을 맞게 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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