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05 10:40

MISC, 규모확대 조류 타지 않고 '컨'선 사업 철수 계획

말레이시아 중핵 해운사 MISC는 지난 11월말 정기선 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앞선 1개월 전 동사는 일본법인 철수를 선언하고 일본 시장에서의 완전 철수를 밝혔었다.  원래 MISC와 관련,  2000년대 중반경부터 “컨테이너선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소문이 솔솔 새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컨테이너 운임이 침체에 빠진 현 상황에서는 정기선사업 철수는 부득이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운임시황은 침체에 빠져 있는 가운데 정기선사 간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언제 제 2, 제 3의 MISC가 나오더라도 이상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바야흐로 정기선 업계는 완전히 체력승부의 양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MISC는 지난 1968년 말레이시아의 국영 해운회사로 설립됐다.  다음해인 1969년부터 쿠알라룸푸르 증권 거래소에 상장해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해운회사라는 강력한 기반을 배경으로 사업을 전개해 왔다. 지난 1997년 말레이시아의 국영 석유/가스회사 페트로나스가 MISC 주식의 62%를 취득해 MISC의 자회사가 됐다.  현재까지 해운사업은 탱커와 LNG선, 컨테이너선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고 로지스틱스 등 비해운사업 등도 운영해 왔다.

  이 가운데 정기선 사업은 아시아계 선사 중에서는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지는 등 업계에서도 지명도는 높았다.  일본시장에도 회사발족으로부터 10년 후에 현지법인 “미스크 저팬”을 설립하는 등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선사였다.

   알파라이너가 정리한 선사별 운항 선복량 랭킹에 따르면 2000년 시점의 MISC 규모는 4만2000TEU로 26위였고, 최근 2011년 11월 시점에서도 4만5000TEU로 29위에 그쳤다.

  한편 2000년 이후 과거 10년간 세계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급증하면서 컨테이너 선복량도 486만TEU(2000년)에서 1400만TEU(2010년)로 약 3배까지 확대됐다.  호경기시절이었던 2000년 이후 컨테이너 시장에서 정기선 각사는 급성장을 위해 규모 확대에 매진했으나 결과적으로 MISC는 그 흐름에 타지 않았다.  페트로나스 탱커 매수를 계기로 LNG선 사업을 강화하는 등 정기선보다 부정기 전용선에 대한 편중이 인상적이었다.

  경쟁이 심하다고는 하나 2000년 이후 세계의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MISC에서도 정기선 사업을 존속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2005년에는 MISC가 정기선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MISC가 컨부문을 처분치 않았던 것은 해운시황 호조가 버팀목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컨테이너 수송시장의 상승곡선 구조가 무너져 2009년은 어느 정기선사도 대폭 적자로 전락했었다.  특히 유럽항로의 급격한 컨테이너 운임 하락은 MISC에 직격탄을 날렸다.   2010년 1월에는 그랜드 얼라이언스(GA)에서 탈퇴해 유럽항로 철수를 결정하고 아시아 역내와 중동항로에 한정된 사업의 재구축을 지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컨테이너선 사업은 차별화가 어려운 데다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각사 모두 상승곡선의 물동량에 맞춰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특히 유럽항로에서는 컨테이너선의 대형화라는 대규모 선박운영체제 흐름에 MISC는 합류할 수 없어 부득이기간항로로부터의 철수를 결정해야만 했다.

  동서항로에서 철수한 MISC는 2010년 이후 아시아 역내와 중근동항로에 서비스를 특화해 사업의 재구축을 진행했었으나 당초부터 그 결단에는 물음표가 달려 있었다.

  역내 전업 선사에 비해 동서항로에 직접 손을 대고 있는 점은 아무래도 비용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몸집을 불리는 것은 가능하나 그 반대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면 알파라이너는 주요 정기선사 15개사의 2011년 7월 ~ 9월기 영업이익률(매상고에 차지하는 영업이익의 비율, 영업적자 경우는 마이너스가 된다)을 비교하고 있는데 하파그로이드를 제외한 14개사가 나란히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MISC는 마이너스 25%로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타 선사를 보면 머스크는 마이너스 3%, MOL이 마이너스 4%로 적자액은 크지만 매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작다는 분석이다. 

  MISC는 모회사와의 관계 등으로 LNG선 등 자원 에너지 부문에 강점을 가지기 때문에 정기선 사업에서 철수키로 결단을 내렸다.  최근 10년 간 운항 선복량을 늘리지 않았던 것도 결과적으로 정기선 시장에서의 철수를 용이하게 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것이 모든 선사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예외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철수도 지옥, 남는 것도 지옥.  정기선사에 있어서의 고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 출처 : 12월2일자 일본 해사신문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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