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운임인상도 우야무야 된 가운데 본격적인 비수기를 앞두고 호주항로 선사들이 선복을 바짝 조인다.
지난 10월22일부로 시행됐던 운임 회복안은 이번 달에도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중국의 국경절을 대비해 일주일을 연기해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임 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선사들의 시름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운임 수준은 600~800달러 선으로 이상적인 운임인 900달러에 못 미치고 있다. 아시아 전체를 두고 봐도 한국만 유독 운임 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장 자체가 변동이 심하다 하더라도 중국의 경우에는 100달러 가량 인상에 성공하는 등 운임이 오름세를 보이니 우리나라와 비교를 해 보면 그 차이가 역력하다.
지난 10월 운임인상을 마지막으로 올해엔 더 이상의 인상은 없으나 내년 1월1일부로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확정된 바는 없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협의협정(AADA)에 따르면 슬랙 시즌 프로그램이 12월 첫 째 주부터 도입돼 내년 6월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AADA의 컨소시엄(NEAX·COSCO, AANA, ML·MSC, CKA, AAS 등)이 돌아가며 블랭크 세일링을 시행해 주당 4000~4600TEU을 빼려는 계획이지만 프로그램이 매 주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1월 말에서 2월 초 까지는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 기간의 영향을 받아 8000TEU 이상까지도 선복을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운임을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선복을 이 정도만 줄이는 것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며 “12월에 시행될 슬랙 시즌 프로그램은 현재 운임 수준을 유지하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해 선복 과잉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체감케 했다.
지난 한 달 간의 호주항로 물동량을 살펴보면 AADA 회원사가 5500TEU, 비회원사가 1000TEU씩 처리해 총 6500TEU를 기록, 최근 몇 달간의 수치와 큰 차이 없는 물동량이 유지됐다.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물동량은 약 6만5천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아시아 전체를 두고 봐도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3%의 물동량 증가를 보였다.
11월 넷 째 주를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를 대비한 물량이 모두 빠져나가고 그 이후로는 모두 내년을 겨냥한 운항이 시작된다. 특히 12월20일 이후부터 크리스마스 휴가가 길어지는 경우도 있어 12월 첫 째 주와 둘 째 주가 가장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리나라와 홍콩에서의 벙커유가가 올라 12월24일부터 유류할증료(BAF)가 인상된다. 기존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600달러였던 게 625달러로, 40피트 컨테이너(FEU) 당 1200달러였던 게 1250달러로 인상된다. 이로써 선사들은 더욱 고단해 지겠지만 기름값 증가세가 계속되는 이상 향후 BAF가 또 인상될 가능성이 커 선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뿐만 아니라 호주의 항만에서 선박 적체 현상이 심화돼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드니항 선혼할증료(체선할증료) SPCS가 11월부터 부과되기 시작했다. SPCS 금액은 도착지를 기준으로 평균 100달러씩 적용되고 있다.
또한 태국선사 RCL(Regional Container Line)이 10월부터 한국발 호주 항로 서비스를 철수했다. 다만 당초 RCL은 50TEU 내외의 많지 않은 선복을 투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철수가 항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많이 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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