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6-26 17:53

[ L/G문안 개선과 해운업계 위상 ]

수입화물 선취보증서(L/G) 문안개선과 관련한 선사, 하주, 은행간의 의견대립
이 일단락됐다. 팽팽했던 이해당사자간의 대립은 수출입 업무의 원활화를 위해
선박대리점협회측이 ‘조건부 준용’이라는 명제를 달고 은행연합회측과 합의
를 보면서 위험수위를 넘겼다. 한국선박대리점협회측은 회원사들이 L/G문제로
심각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등 부작용이 커 은행, 하주측의 입장과는 다른
강경한 대응을 통해 삐뜨러진 우리나라의 해운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보
이면서 P&I클럽 L/G양식을 고수하는 배수진을 쳤다. 이같은 선박대리점협회측
의 강경 대응에 은행연합회측은 2년전 선주협회가 강력히 요구했지만 묵살당한
은행측의 연대보증을 제시해 선주협회와 하주협의회측은 큰 마찰없이 은행연합
회측의 최종안에 동의하기에 이르렀고 한국선박대리점협회도 해양수산부와 산
업자원부 그리고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건부로 합의에 이른 것이다.
L?G문제가 이해당사자간의 대립으로 해결이 안될 시 수입화물유통상 큰 차질이
우려되었기에 선사나 하주 모두 한발 양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L/G문제는 지난
70년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본격 시행될 때 수출입 지원책의 일환으로 D/O(화
물인도지시서) 징구제를 폐지하면서 부터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됐다. 그러나
수출입국을 내세운 정부의 정책에 희생양이 되어 버린 해운업계는 그간 수입하
주들이 자가창고에서 절차를 무시하고 화물을 빼가면서 부도를 낸 하주들에 의
해 물질적,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다. 결국 선하주간의 문제가 선하증권 소지자
인 은행측의 법적대응으로 송사(송사)까지 가 결국 패소의 쓴잔은 해운업계쪽
이었고 이로인해 문을 닫아야 하는 극한상황에 달한 업체들도 한둘이 아니었
다.
특히 선박대리점사들이 이같은 경우를 많이 당했고 따라서 선박대리점사들은
L/G문제의 해걸을 회사의 사활에 비유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해
운업계도 선주, 대리점, 포워더 등 여러 유형이 있어 단합된 대응 조치를 취하
지 못했으나 이번만은 선박대리점사나 국적선사 모두 사생결단의 의지로 L?G문
제를 다뤘다.
선박대리점협회측과 선주협회가 대응에 있어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아무튼 은
행연합회측이 L/G문안 개선과 관련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했고 연대보증 등
수확을 얻은 점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물론 한국선박대리점협회와 선주협회가 계속 일치된 행동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지만 서로간의 입장차이도 있어 끝까지 함께 행동통일을 하지 않은
점은 이해도 간다.
L/G문제가 업계는 물론이고 은행, 관계부처까지 관심을 갖고 해결점을 찾아보
려고 진력했고 이로인해 선사입장에서 요구한 만큼의 수확을 거두지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합의점을 도출한데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해운업계의 위상이 한층 높아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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