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항만시스템 구축, IPA 흑자경영 성과
“국제여객터미널을 못 짓고 인천항만공사를 떠나는 게 못내 아쉬워요. 지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다음달 퇴임하는 인천항만공사 김종태 사장은 재임 중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을 진행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꼽았다.
김 사장은 25일 기자와 만나 “처음 인천항에 왔을 때 국제여객터미널 건립이 마무리될 걸로 알았다”며 “하지만 3년이 지났지만 당시보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여러 항만들을 둘러봤는데 호텔 옆에 크루즈선 2척이 정박해 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며 “인천항에 터미널이 새로 건설된다면 쇼핑·문화 등의 복합기능을 갖춘 클러스터식 터미널이 돼야 한다고 느꼈고 민간기업을 유치해 이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직접 민간기업 사장들을 만나 주상복합 방식의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을 제안했으며, 김 사장 구상은 기업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4000억원의 민간자본을 투자해 터미널을 건립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나왔다. 2014년 아시안게임에 맞춰 완공될 예정이던 이 사업은 국토해양부가 물류단지에 주거시설을 건설할 수 없다는 항만법 규정을 들어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김 사장은 인천항을 스마트항만으로 발전시킨 것은 괄목할만하다고 자평했다. 지난 2009년 도입한 항만물류 유비쿼터스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 인천항을 IT 항만으로 탈바꿈시켰다. 86억원이 투자된 이 사업으로 인천항은 지난해 국내 항만 최초로 RFID(전자태그) 기반의 항만출입시스템을 구축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서비스로 고객이 방문하지 않고도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도 마련됐다. 그가 해양수산부 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25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뒤 싸이버로지텍이란 민간 물류IT 기업의 수장을 지내면서 익힌 전문적인 항만물류정보 식견이 큰 보탬이 됐다.
IPA 살림이 넉넉하게 폈다는 점도 김 사장의 경영 성과로 지적된다. 김 사장 부임 이후 지난 3년간 IPA는 흑자 경영을 일궜다. 직접 선화주 마케팅에 참여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지난해 인천항은 컨테이너 190만TEU 전체화물 1억5천만t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인천 제물포고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동대학원 행정학과 석사과정, 영국 웨일즈대학교 대학원 해운경제학을 수료했다. 지난 1975년 제 1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주영국대사관 해무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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