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23 12:00
“조선업 업황 개선 판단 일러”
일부 선종 수주량 증가 불구 시장 주도권 확보에 韓-中 경쟁 심화될 듯
●●●지난 1분기 국내 조선업계는 신규 수주에서 중국을 따돌리고 세계 1위에 올랐다. 국내 조선사들의 1분기 수주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8% 증가한 329만8582CGT를 기록, 195만1146CGT를 기록하는데 그친 중국을 압도했다.
또한 유가 상승은 해양플랜트 발주를 가속화시켰으며, 대형선사들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국내 조선업계의 선전에 밑바탕이 됐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경제연구소는 ‘조선업 선종별 수급 점검 및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계 동향과 전망을 언급하며 시사점과 대응방향을 제시했다.
산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수주량은 2010년 3분기부터 감소세로 재전환하며 수주잔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세계 수주량 급감 후 2010년 대기수요 발생으로 수주량이 회복했으나 2010년 3분기부터 수주량이 감소했다.
수주잔량은 2011년 1분기말 기준 1억4100만CGT로 글로벌 건조능력(5,600만CGT/년)을 감안할 때 약 2.5년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벌크 및 탱커선의 신조 및 중고선 가격은 약보합세, 컨테이너선 가격은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내 수주잔량 역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국내 조선사 수주량은 점유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1분기 국내 조선사 수주량은 전분기에 견줘 27% 증가하며 세계 시장점유율의 52%를 기록했다.
특히 선종별 수주량이 차별화되며 대형사로 수주 편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2011년 1분기 컨테이너선, 해양설비 등 특수선 수주 비중은 78%로 확대돼 대형사 수주비중은 79%를 기록했다. 중소 조선사의 수주량도 일부회사에 편중되는 양상을 드러냈다.
-“컨선 초대형선 위주 수주 지속될 것”
벌크선 부문은 2009년부터 선복량 공급과잉이 지속됐다. 신조가격은 2010년 초 상승 후 2010년 말부터 재하락(최고치 대비 38% 하락)하고 있다. 수주잔량/선복량 비율이 47%로 2013년까지 공급과잉은 누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형선의 공급과잉률이 소형선에 비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3월말 기준 벌크선 수주잔량은 선복량의 47%로 수주잔량 해소시까지 상당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 수주잔량 건조만으로도 2013년까지 공급과잉은 누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복량 증가율은 2011년(13%), 2012년(10.6%), 2013년(8.7%)를 보였으나 2001~2010년 물동량 증가율은 연평균 성장률(CAGR) 4.4%에 그쳤다.
벌크선의 노후선박 비중(선복량 중 건조연령 20년이상 선박비중 21%)이 높기 때문에 중고선 가격 회복 지연이 될 경우 폐선량 증가로 선복량 과잉률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단 대형선형(케이프사이즈 등)의 공급 과잉률이 소형선형에 견줘 높을 전망이다. (수주잔량/선복량 비율이 높고 노후선 비중은 낮다.)
컨테이너선 부문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선복량이 공급과잉을 보였지만 2010년부터 수급개선이 시작된 바 있다. 중고선 가격은 2009년 4분기, 신조가격은 2010년 1분기부터 상승 전환했다. 2010년 하반기부터 수주량이 증가했으며 2011년 이후 수급여건은 양호하나 초대형선 수주잔량/선복량 비중은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의 수급개선 효과와 선사들간의 경쟁으로 초대형선 위주의 수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선복량 공급과잉이 지속돼 2010년부터 수급개선이 이뤄졌다.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2008년 하반기부터 2년간 급감하며 수급개선 효과가 발생했다. 2010년 하반기부터 수주량이 증가했으며 2008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2010년 6월까지 세계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12만7천TEU로 2008년말 선복량 대비 1.0% 수준을 나타냈다. 2010년 7월 이후 110만TEU를 수주하며 수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는 2011년 3월말 수주잔량(410만TEU)의 28% 규모다.
2011년 이후 수급여건은 양호하나 초대형선(8천TEU 이상) 수주잔량 비중은 높은 수준이다. 2009년, 2010년 컨테이너선 수주 공백기로 인해 2011년(선복량 증가율 6.8%, 물동량증가율 10.1%), 2012년(선복량 증가율 8.9%, 물동량 증가율 9.2%) 수급여건이 개선됐다. 8천TEU급 이상 초대형선의 수주잔량/선복량 비율은 92%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향후 컨테이너선 수급은 초대형선의 추가발주 가능여부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컨테이너선 수주는 8천TEU 이상의 초대형선이 90% 이상 점유하고 있다. 선령이 낮을수록 대형선형의 비중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컨테이너선 대형화 추세는 선사들 간의 경쟁과정에서 유발되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컨테이너선 대형화는 고유가로 인한 운영비용의 증가, 해상환경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 파나마운하 확장 등이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 국내 대형조선사와 중소조선사 동반성장 노력 절실
최근 일부 선종의 수주량 증가를 조선업의 업황개선으로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으로 보인다. 최근 컨테이너선, LNG선 및 해양플랜트 설비의 수주증가는 선박의 대형화,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특정 이벤트에 기인한 것으로 조선업 전반의 수요를 견인하기는 한계가 있다.
2003~2007년 조선업 호황은 중국 등 신흥국의 원자재 수요급증, 선진국-신흥국간의 무역량 증가 등 물동량 증가가 직접적 요인이다. 대량의 LNG선 및 해양설비 수주를 유발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가스전 개발 진행여부는 수급개선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 조선업의 수급개선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국내 조선업 호황은 특정업체, 특정기간에 한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주도권 확보를 위한 한국과 중국의 수주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011년 1분기 고부가가치선의 국내 수주 증가로 국내 조선산업의 입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중국의 조선산업 육성의지에 따른 건조기술 축적은 전체 선형의 경쟁 심화를 의미한다. 중국은 최근 대형 LNG선 및 소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며 건조기술 축적하고 있어 향후 상선부문 경쟁범위가 확대될 개연성이 있다.
국내 조선업 수주량 증가는 대형사에 한정돼 있어 중소조선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유지해야 한다. 2011년 1분기 중소조선사 중 5개사만 수주실적 기록하는 등 중소조선업 업황 개선은 지연되고 있다. 중소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벌크선, 탱커선 시황회복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전망이며 중국과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중국과의 격차 유지·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선제적 구조조정과 스마트쉽, 그린쉽 등 차세대 기술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대형·중소조선사의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중소조선사는 소형 컨테이너선, 해양설비 지원선박(AHTS, PSV 등) 등 건조 선종의 다양화를 통한 매출 다각화를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형조선사는 컨테이너 피더선, 해양설비 지원선박 등 주력선박 수주시 추가수요가 있는 선박을 중소조선사와 공동수주, 기술협력, 이에 따른 로얄티 수취 등으로 동반성장이 가능한 모델을 구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소조선사는 대형조선사의 사업다각화 추세에 병행해 해양 플랜트, 풍력발전 등 신규사업의 서플라이 체인 상의 부품생산 공급 등으로 다각화해야 한다. 대형·중소조선사의 전략적 제휴에 따른 선박 신규 수주 또는 사업 다각화시 금융지원 등 정책적 활성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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