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4 14:11
원목, 시멘트, 철광석, 곡류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운송회사들의 표정이 어둡다.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BDI(Baltic Dry Index)지수가 14개월 만에 1000포인트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연중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는 컨테이너선 운임지수(HRCI·Howe Robinson Container Index)에 컨테이너선 주력 해운사들은 활기가 넘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BDI지수가 지난 12일 1840포인트로 마감, 2009년 5월 5일(189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올 들어 물동량 증가로 상승세를 타던 BDI는 지난 5월 26일 4209포인트를 정점으로 줄곧 내림세다.
최근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래가 줄자 이를 운송하는 벌크선 수요도 감소했기 때문. 철광석을 주로 실어나르는 8만DWT(재화중량톤) 이상 케이프사이즈급 운임지수는 지난해 4월 3일(1962) 이후 가장 낮은 1949포인트까지 떨어졌고 파나막스급(6만∼8만DWT) 운임지수도 1941포인트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또한 재고를 우려한 중국 철강사들이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밝힘에 따라 올 초 운임 상승을 이끈 중국발 특수가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태평양 등 전 노선에는 화물이 없어 멈춰선 대형 벌크선도 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운임 하락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현재 시황이 반영되는 4분기 이후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최대 벌크선단을 갖고 있는 STX팬오션 역시 단기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9월 이후엔 미국 곡물시즌이 도래하고 겨울철 석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운임 반등 기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7일 컨테이너선 운임지수는 651.4로 2008년 11월 11일(664.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주력 해운사들의 실적도 급격히 호전되고 있다.
현대상선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536억원이었다. 1분기(116억원)에 비해 1224%나 늘어난 것이다. 세계 해운경기 침체로 2008년 4분기부터 적자행진을 이어가다 1분기 겨우 흑자전환된 점을 감안하면 깜짝 실적이다. 다음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한진해운 역시 증권가에서는 1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진해운도 1분기 2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근 미주·구주 노선에서 성수기 할증료를 부과하는 등 운임 상승세가 계속돼 하반기에는 대규모 흑자가 예상된다”며 “올해 목표인 영업이익 3358억원을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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