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4 15:18
‘해운시황 기대감’ 선박투자 확대
실적형 선박펀드 잇따라 출시
해운시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적형 선박펀드를 중심으로 해운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세 번째 민간 선박펀드인 바다로 15호 선박투자회사를 3일 인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박펀드는 총 725억원을 조성해 18만톤급 벌크선 1척을 성동조선에 발주하는 것으로 선박인도시기는 내년 11월이다. 구매조건부 나용선(BBCHP) 계약에 따라 현대상선은 5년간 신조선을 용선해서 사용한 뒤 용선기간이 만료되면 소유권을 갖게 된다.
선가의 60%는 프랑스 아그리꼴레은행에서 차입하고 나머지는 국내 기관투자자가 출자하는 구조다. 국내 투자자 모집은 미래에셋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투자자가 펀드 존속기간(5년) 만료 후 매각선가차액에 대해 용선주와 80대 20의 비율로 수익을 배분하는 실적형 구조의 펀드로 선사와 투자자간 상승효과가 기대된다. 펀드운용은 세계로선박금용이 맡게 된다.
국토부는 지난 2008년 하반기 불어닥친 해운불황 이후 최초 민간 선박펀드인 바다로 14호를 지난 2월11일 인가한 뒤 지난달 26일 한바다2호에 이어 연달아 실적형 선박펀드를 인가했다. 또다른 실적형 신조 선박펀드가 인가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올해 인가된 3건의 민간 선박펀드로 약 2275억원이 해운시장에 투자된다.
최근 건화물선지수(BDI)가 4천포인트선을 넘어서는 등 해운업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내 선사들과 일부투자자들이 선박 저가매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BDI는 지난달 25일 4209포인트를 기록했으며 18만톤 벌크선 신조가격은 5900만달러에 육박했다. 신조선 가격은 BDI가 1만1천선까지 치솟았던 지난 2008년 8월 1억달러에 이른 바 있다.
특히 해운시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해운위기 지속에 대한 위기감이 병존하는 시점이어서 실적형 선박펀드를 중심으로 한 선박투자회사 인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적형 펀드는 선사 입장에선 자기 부담없이 선박을 확보해 미래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자 입장에선 시황 호전에 따른 자본이득(매각차익)을 공유할 수 있는 호혜적 구조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 인가됐던 선박펀드는 선사의 금융선 역할만 수행하고 대선계약상 확정된 용선료에 따라 원리금만 상환하는 구조인 ‘채권형’ 펀드였다.
국토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한국산업은행(KDB) 등 정책금융 성과와 실적형 펀드상품 출시 등 민간금융 성과로 인해 전체 선박금융 시장에 선순환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불황기에 저가 선박을 매입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면 호황기에 높은 운용·매각 수익을 낼 수 있어 선순환 투자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캠코와 KDB펀드가 각각 23척과 7척의 선박을 매입하는 등 정부의 해운업 지원프로그램으로 IMF 구제금융 당시 112척의 국적선을 해외 저가매각했던 것에 비해 지난해엔 사상최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38척의 선박만을 해외에 매각했으며 매각 가격도 시장 가격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선사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정책금융 성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다양한 선박펀드 상품 출시를 지원할 방침이”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선박금융에 소극적인 제1금융권과 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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