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항이 두자릿 수의 부진 속에서도 세계 최고 항만자리를 수성했다.
12일 각 항만당국에 따르면 2009년 주요 컨테이너 항만의 지난해 실적 순위는 2008년과 같은 1위 싱가포르항, 2위 중국 상하이항, 3위 홍콩항, 4위 중국 선전항, 5위 우리나라 부산항 순으로 집계됐다. 감소율 면에선 상하이항이 가장 긍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싱가포르항은 지난해 20피트 컨테이너(TEU) 2586만6400만개를 처리해, 지난 2005년 이후 5년 연속 세계 1위를 지켰다. 싱가포르항의 지난해 실적은 앞선 해의 2991만8200개에 비해 13.5% 감소한 것이다. PSA 운영 터미널의 처리실적은 13% 감소한 2514만TEU를 기록했다.
싱가포르항은 지난해 두자릿 수의 물동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들어 물동량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상반기까지 200만TEU 안팎을 보였던 월간 물동량은 7월 들어 220만TEU대까지 치고 올라왔으며 10월 이후엔 230만TEU대를 회복했다.
11월과 12월엔 232만7천TEU, 228만4천TEU를 처리해, 1.7%, 5.9%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해운업계로 확산되기 시작했던 2008년 말 실적에 대비한 기저효과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의미 있는 결과임은 부인할 수 없다.
중국 상하이항의 지난해 실적은 2008년보다 10.7% 감소한 2500만2천TEU였다. 싱가포르항과 비교해 감소폭이 적었던 만큼 물동량 격차도 크게 줄었다. 2008년 200만TEU 가까웠던 두 항만간의 물동량 격차는 지난해엔 불과 86만TEU로 좁혀졌다.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올해가 두 항만간 순위 다툼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특히 상하이항의 지난해 12월 실적이 7.1% 늘어난 240만TEU였다는 점은 눈 여겨 볼 만하다. 경제위기 이전의 물동량 수준을 회복한 데다 싱가포르항의 월간 실적을 뛰어 넘는 수준이어서 2010년에도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순위 역전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날 현재 지난해 12월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홍콩항은 11월까지 실적이 1897만3천TEU임에 미뤄 지난 한해 2천80만TEU 안팎의 물동량을 처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의 2449만4천TEU에 비해 15~16% 가량 감소한 성적표다.
중국 선전항은 지난해 14.8% 감소한 1825만TEU를 처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터미널별로는 츠완항이 경기 침체의 여파를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옌티엔(鹽田)항이 11.4% 감소한 858만TEU, 츠완항(赤灣)이 19.4% 감소한 477만TEU, 중국초상국(차이나머천트)이 운영하는 서커우(蛇口)항이 18% 감소한 466만TEU였다.
부산항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11% 감소한 1195만TEU로 잠정 집계됐다. 상하이항에 이어 5대 항만 중 두 번째로 낮은 감소 폭이다. 수출입화물은 657만TEU로 14%, 환적화물은 536만TEU로 7.5% 각각 감소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올해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 목표치를 2008년의 1342만5791TEU에 육박하는 1340만TEU로 정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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