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7 15:14
한진해운, 배가 너무 많다
해운수요 회복돼도 이익개선속도 더딜 것
한진해운이 필요이상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어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 후 해운수요가 예전 수준으로 증가하더라도 현대상선 등 경쟁업체 대비 영업이익 및 세전순이익의 회복속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한진해운은 해운수요가 회복돼도 이익 개선속도는 과거 업황 회복기보다 더딜 수밖에 없는데, 이는 배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업황 회복기에는 공급증가율이 연 4~8%에 머무는 가운데 수요가 두자리수로 증가하면서 이익이 늘어났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공급이 10%식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올해 10% 감소한 뒤 내년에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과거 업황 회복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시장은 경험을 통해 해운주는 valuation과 상관없이 업황이 가장 나쁠때 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래서 최악의 실적에도 주가 수익률이 시장평균에 이르고 있지만 이번에는 과거의 경험칙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세계경기의 V자 회복을 확신하기 어려운데다 앞으로 나올 배가 너무 많아 실적이 정상화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운선사의 어려움으로 신조선 인도가 지연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클락슨은 올해초에 금년 컨테이너 선복량이 13.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9.7% 하향조정했다. 해운선사와 조선업체의 공조 노력이 확산되고 있어 실제 선복량 증가율은 조금 더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내년까지 명목 공급증가율 전망치가 너무 높아 공급초과 국면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2002년 이후 중국효과로 슈퍼 사이클을 누린 해운업체들이 사상 유례없는 선박투자에 너선 결과 선복과잉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클락슨의 8월 자료를 보면 올해와 내년의 컨테이너선 공급이 각각 9.7%, 11%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1월에는 금년 선복량이 13.1%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었지만 선사들의 어려움으로 상당수 시조선의 인도가 지연되면서 공급 증가율 전망치가 낮아졌다.
배가 남아올자 노후선박 해체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전체 선복량 증가율을 낮추고 있다. 올해 컨테이너 선박 해체량은 작년의 3~4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주 취소현황은 파악되지 않지만 인도 시한이 내년 상반기까지인 선박의 경우 몇 개월 인도를 미룰 수는 있지만 취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내년까지 선박공급은 연간 10%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는 남아도는데 수요는 저조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 컨테이너 해운수요가 전년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상반기 수송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20.5% 감소했다. 세계 경기가 회복돼도 해운업의 빠른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한국투자증권측의 지적이다. 지난 2002년이후 중국효과로 신규 물동량이 급증했던 것처럼 구조적인 신규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세계 경기 회복만으로 연 10%에 달하는 선박공급 증가를 커버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해석이다.
클락슨의 7월 발표에 따르면 120만TEU의 선복이 계선 중에 있으며 이는 전세계 선복량이 약 10%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알파라이너는 올해 말에 계선율이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사들은 영업에 투입되는 선박 수를 줄여가면서 운임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운임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인상되면 계선된 선박이 다시 시장에 투입될 수 있고 투입되지 않아도 고정비 부담은 여전하므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해운업체들은 용선 선대중 만기가 도래하는 배들을 속속 반납하면서 비용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계선 선대 중에서 컨테이너선사의 선박 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NVO(Non Vessel Operator:선박임대전문회사)의 선박 비중이 높아지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또한 운임이 상승하면 다시 시장에 투입될 수 있어 수요초과시장에서 볼 수 있는 빠르고 지속적인 운임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컨테이너운임은 시장이 수요초과 국면일 때 오른다. 한진해운의 7월 컨테이너운임이 전월대비 반등하는데 성공하면서 V자 실적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다. 하지만 운임이 반등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수급요인이 아닌 선사들의 생존을 위한 운임인상 노력 때문인 만큼 성수기 이후에도 운임이 의미있게 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선사들의 운임인상 노력이 생존을 위한 것인 만큼 인상요구가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는 것. 선사들이 희망한 운임인상폭의 50%가 받아들여진다고 가정하면 9월 운임은 현시점에서이 영업이익 BEP 수준인 20피트 컨테이너당 1,2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두달도앙ㄴ 운임이 40% 이산되는 것이라고 한국투자증권측은 밝혔다.
해운업 역사상 컨테이너 수요가 전년대비 감소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두자리수의 공급 증가율이 수년째 계속되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수요가 감소하자 해운업체의 실적은 발표할 때마다 어닝 쇼크다. 물동량 감소, 운임하락, 고정비 부담 증가등 모든 요인들이 예상을 크게 벗어났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운임과 물동량은 점차 회복되겠지만 업황이 바닥을 통과했다고 100%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년까지 업계 전반적으로 대규모 신조선 투입이 예정되기 때문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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