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0 07:47
대기업들은 신용위험평과 결과와 상관없이 구조조정에서 ‘무풍지대’에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에서 C등급을 맞은 곳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D등급은 법정관리 등 퇴출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등급대로 구조조정이 진행된 곳은 거의 없다.
이런 사정은 해운업계도 마찬가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 목록에 오른 대기업 가운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곳은 전무하다.
애초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등급에 따라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은행들은 지난달 10일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433개 대기업 가운데 C등급 22곳, D등급 11곳 등 33곳을 구조조정 대상 목록에 올려 놨다.
A은행 관계자는 “33개 업체 가운데 실제로 워크아웃이나 구조조정에 들어간 곳은 없다”면서 “향후 경기가 좋아져 매출 현황 등이 좋아지면 구조조정없이 살아 날 수 있다”고 말했다.
B은행측도 “신용위험 평가에 따라 등급을 매겼지만 반드시 등급대로 구조조정을 진행할지도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C등급이나 D등급을 받았더라도 아직 은행 대출연체 등이 발생하지 않아, 은행들은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했지만, 일률적인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는다"며 "C등급 업체가 퇴출당할 수도 있고, D등급 업체가 구조조정을 피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반기 경기가 호전되면 구조조정 대상이었던 기업들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 구조조정이 사실상 흐지부지되고 있다.
해운사들도 등급판정과 실제 구조조정이 따로 놀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2차례에 걸친 평가를 통해 5곳이 C등급, 6곳이 D등급을 받았지만 이들 업체가운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곳은 한곳도 없다.
[BestNocut_R]삼선로직스는 법정관리에 들어갔지만 은행 평가 이전에 이뤄진 것이고, B등급이었던 대우로지스틱스는 포스코에서 인수를 추진하다 불발돼 등급과 무관하게 법정관리를 밟고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종의 경우 등급판정에 따른 체계적인 구조조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등급자체가 무의미해졌다”면서 “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선박펀드 역시 대형업체 선박을 일부 사주는 데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모습은 이에 앞서 구조조정이 진행된 건설.조선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2차례에 걸친 평가결과 D등급 업체 7곳(대주건설, 도원건설, 새롬성원산업, 동산건설, 기산종합건설, C&중공업, YS중공업)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C등급 판정을 받은 29곳 가운데 23곳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거나 졸업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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