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6 07:35
7월 초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중견 해운업체 대우로지스틱스가 지난달 직원을 대거 해고하면서 주력인 해운본부를 없앤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로지스틱스는 지난 6월 30일 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사표를 받아 절반 이상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우로지스틱스 직원은 167명이지만 계열사, 해외지사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다. 대우로지스틱스는 이 중 50% 이상을 1차 정리해고 대상자로 정했고 아무 예고 없이 사직서 양식과 함께 사과의 말을 담은 메일을 보냈다. 사실상 사직권고로 해당 직원 대부분은 사표를 제출했다.
특히 해운본부 직원은 거의 사직권고를 받아 본부 자체가 사라지게 됐다. 해운업체가 해운본부를 포기한 것이다.
대우로지스틱스를 그만둔 한 직원은 "갑작스러운 통보였지만 회사가 비전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큰 반발은 없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2차 정리가 곧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일부는 자진해서 사직했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인수ㆍ합병(M&A)이 무산되고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자발적으로 떠나는 직원도 생겨났다.
이 같은 대량 해고에 대해 대우로지스틱스는 불가피한 구조조정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안용남 대우로지스틱스 사장은 "정상적인 영업 상황이 아니라서 직원들이 자진해 회사를 그만둔 것"이라며 "회사가 겨우 목숨을 유지하는 상황이지만 추가적인 정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우로지스틱스가 해운본부를 정리하면서 물류사업만 포스코에 분할매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대우로지스틱스는 최근 법원에서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져 이 정도로 해고를 감행할 필요까지는 없었다는 것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할 당시에도 포스코에 매각하기 위한 명분 만들기라는 시각도 제기된 바 있다.
포스코 측은 이에 대해 "물류 부문은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지만 인수 포기 의사를 결정한 이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3일 열린 포스코 기업설명회에서 이동희 사장은 "우리가 진출하려는 것은 해운업이 아니라 물류 부문"이라며 "일반회사가 하기 어려운 영업을 영위하고 있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지속적인 관심을 표시한 바 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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