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0 09:51
세계 1위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박도 리세일(Resale) 시장에서 10% 낮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발주를 준 선사가 건조 중인 선박을 다른 선사에게 매각하는 ‘리세일’의 경우 선박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통상 기존 발주금액보다 웃돈을 얹은 가격에 거래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조선, 해운 불황이 지속되면서 세계 1위 조선소의 선박마저 할인된 가격에 팔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리스 선주 메트로스타(Metro Star)는 2007년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던 16만 DWT(재화중량톤수)급 탱커선 두 척을 척당 7200만 달러에 매각했다. 이들 탱커선은 각기 올해 10월과 내년 초에 인도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발주 당시 가격은 8000만 달러에 달했다. 즉, 인도를 코 앞에 두고 선박이 발주금액에 비해 10% 할인된 가격에 리세일 시장에서 팔린 것이다.
최근 리세일시장에 급매물로 출회 되는 선박은 최초 발주 가격의 70~90% 안팎의 가격대에서 매매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선주들이 새로운 선박을 발주할 때 자기자본을 10~30% 투입하고, 나머지 70~90%의 자금을 선박금융을 통해 조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자기 투입 자본을 모두 손해 보는 가격대에서 선박을 내다팔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인도 시점이 임박한 선박들의 리세일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박금융으로 빌린 자금에 대한 이자는 통상적으로 선박 인도 이후에 정산돼, 인도 전에는 금융비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 급하게 나오는 매물이 많은 것이다. 즉, 선박 인도 이후에 발생할 엄청난 규모의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건조 중인 선박을 급매물로 내놓는 형편이다.
한편 신조선 리세일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16만 DWT급 탱커선을 기준으로 볼 때 금융위기가 닥치기 직전이었던 지난해 8~9월 1억 달러에 달했던 리세일 가격은 7월 현재 7200만 달러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는 4년 전인 2005년 말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진 수준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취소나 연기가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리세일 시장에서 거래 되는 선박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흐름은 조선,해운 업황 회복기까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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