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3 08:44
한진해운의 실적부진은 고스란히 재무부담의 증가로 이어진다. 그렇지 않아도 침체 이전에 투자(용선+선박발주)를 늘리면서 차입금이 급증한 상황. 경기가 좋아야 원리금을 상환하고 이익을 남길 텐데 오히려 빚을 내 운영자금을 대야 할 판이다.
이미 1년 이내에 갚아야할 차입금(용선료 포함)은 2조원을 넘었다. 최근에는 그 동안 사용하지 않던 기업어음(CP)까지 발행, 단기 상환 부담이 더 커졌다.
재무안정성 지표들은 일제히 저하되고 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급증했으며 영업이익이자보상배율은 하락했다. 해운 업황악화로 선박의 매각가치를 반영한 순차입금대비 선박비율도 다시 늘기 시작했다.
한진해운의 차입금은 지난 2007년 2조5204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6236억원으로 늘더니 올 3월말에는 4조1947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1년 안에 갚아야할 차입금이 지난해 1분기 1조699억원에서 2조890억원(3월말 현재)으로 늘었다.
한진해운의 차입금 증가는 신규 주문한 선박대금과 연료비 등의 운영자금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진해운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자체 보유하고 있는 선박 규모가 늘었다.
컨테이너선은 6척이 증가했고 벌크선은 13척이 늘었다. 건설중인 자산과 국적취득용나용선 계약은 지난해 1분기 36척에서 올 1분기 31척으로 줄었지만 환율 상승으로 규모는 2544억원에서 3757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미지급금은 지난해 1분기 1조3891억원에서 올 1분기에는 2조1812억원으로 증가했다.
연료비 등 고정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매분기 4180억원 규모의 연료비를 지출했다. 올 들어 수송량이 감소해 분기별 연료비가 2800억원 수준으로 줄었지만 영업실적 저하로 비용을 외부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올해 이미 회사채 6000억원을 발행한데 이어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던 기업어음(CP)까지 1200억원을 매출했다.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7년 131.9%에서 지난해 말 155.9%로 늘더니 올 1분기에는 172.5%로 높아졌다. 차입금 의존도(장기미지급금 포함) 역시 2007년 42%에서 올 1분기에는 47.7%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말 해운사의 장부상 차입금 증가를 막기 위해 도입한 기능통화제도를 감안하지 않을 경우,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더 상승한다.
기능통화제도는 기업의 영업이 이뤄지는 경제 환경의 통화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하는데 환율의 급격한 변동으로 발생하는 환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
영업이익 이자보상비율은 지난 2006년 이후 4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2007년 1.63배였던 이 비율은 지난해 2.18배로 개선됐으나 올 1분기 -5.88배로 반전됐다.
자기자본비율도 지난 2007년 43.13%에서 지난해 39.07%를 기록하더니 올 1분기에는 36.70%로 떨어졌다. 선박을 활용한 재무적 융통성을 파악할 수 있는 순차입금 대비 선박비율(건설중인 자산 포함)도 지난해 말 63%에서 올 1분기 69%로 올랐다.
불황이 조기에 끝난다면 원리금 상환능력 약화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향후 업황을 낙관하기 어려워 재무적으로 어려운 시기가 장기화될 우려가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진해운을 비롯한 국내 선사들의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벌크선 업황이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실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특히 한진해운의 주력인 컨테이너선은 아직 터널을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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