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2 14:13

한일항로/일본 현지 THC 인상 성공할까

수출 물동량 상승세 견조…수입 물동량·운임은 약세
수출항로는 회복 징후가 조금씩 포착되는 반면 수입항로의 부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으로 한일항로를 요약할 수 있다. 일본 현지항만에서 선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터미널조작료(THC) 인상도 성공여부를 놓고 관심거리다.

수출항로는 물동량의 상승기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선사들도 바투 쥐었던 선적상한제(실링제) 수준을 조금씩 풀고 있다. 취항선사들은 6월 선적상한제(실링제)를 77%까지 끌어 올렸다. 5월의 73%에서 4%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특히 1월과 2월의 60% 수준에 비하면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상한선 만큼 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을 나타내는 소석률도 올라온 셈이다.

A선사 관계자는 “6월 실링 수준이 77%였음에도 각 선사별로 물동량이 넘친 곳이 있을 정도로 수출항로 물동량은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수출물동량은 매달 꾸준히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해에 비해 10% 감소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앞으로 7~8월이 휴가철 비수기여서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연초만큼의 심각한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동량의 강세는 곧 운임 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일 수출항로 운임은 올해 초 물동량의 30~40% 감소에도 불구하고 굳건했던 만큼 최근의 물량 회복 기조는 선사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취항 선사들은 현재 한일 수출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00~350달러대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창 승승장구했던 지난해의 400달러대보다는 떨어지지만 세계 경제침체라는 모진 풍파를 지나온 항로치곤 괄목할만한 운임 수준이다.
C사 관계자는 “물동량이 소폭이지만 꾸준히 늘고 있어 선사들이 운임을 지키는데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며 “다른 아시아 역내항로에 비해선 견조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비교해 수입항로의 경우 연초 하강한 물량 수준에서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선사들의 시름을 키우고 있다. 취항선사들에 따르면 현재 수입항로의 월간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40% 가량 감소한 상태다. 올 초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고스란히 물동량으로 전해진 이후 몇 달간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D사 같은 관계자는 “수입항로 물동량은 바닥권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환율이 오른데다 국내 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당분간 어려운 상황이 계속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물량 약세로 운임수준도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TEU당 250달러대까지 유지했던 수입항로 운임은 최근 200달러대가 무너진 뒤 15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게다가 머스크라인이나 케이라인, CMA CGM 등 원양선사들이 한일간 수입화물 수송을 강화하고 있어 화물 유치경쟁도 한층 심화되고 있다.

한편 취항선사들은 일본 현지 터미널조작료(THC)를 중일항로 수준만큼 올리기로 해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사들은 이달부터 20피트 컨테이너 1만7천엔, 40피트 컨테이너(FEU) 2만5천엔이던 일본 항만 THC를 각각 2만4200엔, 4만2200엔으로 올려 받는다. 현지 THC 인상은 지난 2007년 4월에도 시도했던 것으로, 일본 하주들의 반발과 일본 국토교통성의 승인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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